뉴스데스크정동훈

반출 포탄의 정체는 '전쟁비축탄'‥안보 공백 우려도 나와

입력 | 2023-04-21 20:20   수정 | 2023-04-21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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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얼마 전 우리 군 탄약창에서 반출된 포탄 이송장면을 MBC가 단독 취재해 보도해드렸는데요.

독일에 있는 미군 기지로 가는 이 포탄은 한반도 전시 상황에 대비한 전쟁 예비물자인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미군이 이렇게 대량의 구형 포탄을 가져가는 대신 추후 새 포탄을 구매해 우리 탄약고를 채워주기로 했는데 부족분을 채우려면 최소 4,5년은 걸리는 만큼 안보 공백 우려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정동훈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우리 군 탄약창을 빠져나온 대형 화물차 20여 대가 경남 진해의 한 부두로 들어갑니다.

대포용 폭발물을 실은 화물 운송장에는 미국 국방부의 전화번호가 적혀 있었는데, 실제로 화물 통제도 미군이 담당했던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주한미군은 이 화물의 실체를 묻는 MBC 질문에 이렇게 답해왔습니다.

″미군은 재고 물자를 동원한 우크라이나에 대한 장비 제공을 지속적으로 해오고 있으며, 주한미군도 이런 노력을 지원하기 위해 일부 장비 제공 요청을 받았다″는 설명입니다.

그러면서 작전 보안상 자세한 사항은 언급할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군 핵심 관계자는 ″올해 초부터 반출되고 있는 탄약은 미국이 과거 노후화 등을 이유로 우리 군에 넘겨줬던 전쟁 비축탄의 일부를 대여 받아 가져가고 있는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전쟁비축탄은 미군이 1974년부터 본토에서 가져와 우리 탄약고에 보관했던 것으로, 관리가 어렵게 되자 우리 군에게 넘겼던 탄약입니다.

이걸 미군이 대여라는 형식으로 다시 가져가고 있는 겁니다.

미군은 이렇게 가져간 수십만 발의 비축탄을 향후 국내 방산업체에서 생산한 새 포탄을 구매해 채워주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런데 국내 방산업체의 155밀리 포탄 연간 생산량은 10만 발 정도에 불과합니다.

미군이 연간 생산량을 다 구매해 주더라도 부족분을 채우려면 최소 4,5년은 걸린다는 얘기입니다.

전시 대비태세에 공백이 불가피할 거란 우려가 나오는 이유입니다.

155밀리 포탄은 북한의 장사정포 위협에 맞서 대화력전을 수행할 K9 자주포 등에 사용되는 핵심 무기입니다.

국방부는 ″포탄 지원의 구체적 내용은 보안상 확인해 줄 수 없으며, 지원이 되더라도 전시 대비태세에는 전혀 문제가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MBC뉴스 정동훈입니다.

영상취재 : 이주영 / 영상편집 : 박병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