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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영준
'한계' 명확했던 대만 시찰단‥일본에 명분만 준 셈
입력 | 2023-05-08 19:48 수정 | 2023-05-08 1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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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우리보다 앞서 일본 후쿠시마에 시찰단을 파견한 나라가 있습니다.
바로 대만입니다.
대만의 시찰단은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에 대해 보고서까지 냈지만 검증이란 기대엔 크게 못 미치는 결론을 냈습니다.
왜 그랬을까요.
도쿄 현영준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 리포트 ▶
작년 3월, 후쿠시마 제1 원전을 시찰하고 돌아온 대만 시찰단이 작성한 보고서입니다.
일본 도쿄전력의 안내로 방사성 물질의 확산 시뮬레이션과 삼중수소 분석 및 검출 기술, 핵 물질 분석 절차 등을 직접 시찰했다고 기술돼 있습니다.
그러나 대만 시찰단의 최종 결론은 방대한 시찰 내용에 비해 무기력했습니다.
일본 측에 해양 모니터링 자료를 공유하고 방류 안전 기준을 충족하는지 확인하며 검토 정보를 공개해 달라는 건의사항을 전달했을 뿐이고, 대만 자체 시뮬레이션을 개발한다든지 다핵종제거시설이나 IAEA 심사에 지속적인 관심을 갖자는 궁색한 내용으로 마무리됐습니다.
대만 정부는 지난 2021년 이미 오염수 방류에 대한 반대 의견을 분명히 밝혔지만, 시찰단의 활동으로는 일본 정부의 방침을 막거나 늦출 수 없었습니다.
당시 대만 정부는 지금 우리 정부처럼, 일본 정부와 긴밀한 외교관계를 유지해야만 했습니다.
중국에 대한 경제 의존도를 낮추려 CPTPP, 즉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에 가입하려 했던 대만은 일본의 동의가 필요했습니다.
그래서 시찰단 파견 한달 전에, 대만 정부는 일본산 수산물 수입을 재개한다고 전격 발표했습니다.
[뤄빙청/대만 행정원 대변인(작년 2월 8일)]
″과거의 낡은 것들을 이제는 새롭게 장애물을 제거하려 합니다. 묶여있는 밧줄들을 풀어 한걸음 내딛겠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대만의 시찰단 파견은 사실상 요식 행위에 가까왔고 일본에겐 명분만 준 셈이 됐습니다.
한일 두나라 정상이 새로운 시대를 열어가자고 의기투합한 상황입니다.
대만이 일본과의 외교를 위해 오염수 방류를 반대하지 못했던 전철을, 우리 시찰단도 그대로 따라갈 수 있다는 우려가 적지 않습니다.
도쿄에서 MBC뉴스 현영준입니다.
영상취재: 이장식, 김진호(도쿄) / 영상편집: 오유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