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김유나

대놓고 반찬 재사용하다 덜미‥"아직도 이러나?"

입력 | 2023-06-08 20:29   수정 | 2023-06-08 2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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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다른 사람이 먹다 남긴 반찬을 다시 사용해 온 식당들이 무더기로 적발이 됐습니다.

아직도 이런 식당이 있다는 게 믿기지가 않는데, 심지어 단속을 나온 수사관이 먹던 반찬을, 그대로 다시 내놓다가 적발된 곳도 있었습니다.

김유나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부산의 한 식당 주방.

시청에서 식품위생단속을 나왔습니다.

반찬 양념이 묻어있는 빈 그릇들 사이, 어묵 볶음과 김치 그릇이 눈에 띕니다.

<사장님 이건 뭡니까?>
″지금 (손님식탁으로) 나가는 겁니다.″
<지금 나가는 거요?>
″예.″
<맞습니까?>
″예.″

그러자 단속수사관이 곧바로 증거를 제시합니다.

[부산시 특별사법경찰과 수사관]
″아니요. 제가 (어묵을) 짼 겁니다. 아까 밥 먹으면서. 어떻게 하는가 보기 위해서. 이것도 제가 째 놓은 겁니다.″

[부산시 특별사법경찰과 수사관]
″밥 먹으면서 저희들이 고의로 이렇게 표시를 해놨어요.″

그제서야 반찬 재사용을 실토합니다.

[부산시 특별사법경찰과 수사관]
″여기서 버리고, 여기 버리고 모아놓은 거 맞죠?″

[부산시 특별사법경찰과 수사관]
″그렇게 하시면 안 되잖아요.″
<김치하고 (어묵) 이 두 가지만‥>

또 다른 식당.

이번엔 아예 숨기지도 않습니다.

″사장님 이 김치는 뭡니까? 손님한테 나갔던 거죠?″
<그렇죠. 근데 손도 안 대고 깨끗한 것만 썼어요. 양심적으로. 예예, 국 끓일 것이기 때문에 상관없습니다. 끓인 것이니까, 아깝잖아요.>

밑반찬만 10가지가 나오는 이 기사식당은 김치와 나물을 재탕했습니다.

[기사식당 사장]
″아이고, 그렇게 한두 개는 뭐 손도 안 대고 나오는 건 얼마나 아깝나.″

두 달간 단속에서 적발된 잔반 재활용 식당이 부산에서만 8곳입니다.

학교급식도 불안하긴 마찬가지.

학교급식용 식자재를 납품하는 축산유통업체입니다.

단속반이 국산인 한돈이라는 돼지고기를 항체 검사를 해봤습니다.

브라질 산이었습니다.

[돼지고기 납품업체 관계자]
″원산지 바꿔서 납품하기 시작한 건 언제부터예요?″
< 올해 3월달부터요.>
″올해 3월부터.″
<국내산이랑 가격차이가 좀 나니까‥>

농산물 품질관리원은 부산 40여 개 학교에 국산으로 속인 수입산 돼지고기를 납품한 업체가 수도권 학교에도 같은 사기 행각을 벌인 것으로 보고 조사를 확대하고 있습니다.

MBC뉴스 김유나입니다.

영상취재: 박현진 (부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