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송서영

[바로간다] 10시29분에 출발하는 159km‥10.29 유족들 눈물의 도보 행진

입력 | 2023-06-16 20:17   수정 | 2023-06-16 2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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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자 ▶

바로간다 사회팀 송서영 기자입니다.

10.29 참사 유족들이 다시 길 위로 나왔습니다.

희생자 159명을 기리며, 18일 동안 159km를 걷기 시작한 건데요.

이들이 어디로 향하는지, 왜 이 더위에 거리로 나선 건지, 바로 가면서 이야기 들어보겠습니다.

◀ 리포트 ▶

′10.29 참사′를 상징하는 오전 10시 29분.

매일 이 시각 이 자리에 모여, 가슴에 묻힌 아이들과 안부를 주고받습니다.

오늘도 어김없이, 국회까지 8.9km.

서울시청 앞 분향소에서 출발하는 도보 행진은 3시간 가까이 됩니다.

억울한 아이들의 부모니까 가만히 있을 수 없다, 짧고도 묵직한 한마디가 전부입니다.

[10.29 참사 유가족]
″엄마니까 나온 거죠.″

[유형우/고 유연주 씨 아버지]
″저희 아이의 죽음이 지금도 궁금하고 너무 참담하기 때문에 가만히 있을 수가 없습니다.″

굳이 ′공감 능력′ 같은 개념을 들먹이지 않아도, 이태원의 그날은 남의 일일 수 없습니다.

[권향엽/시민]
″저희 아이도 참사 당일 수능이 아니었다면 그 자리에 갔을 겁니다. 길동무라도 하고 싶었습니다.″

벌써 4번째.

아픔을 나누려 바다를 건너왔다는 재일교포.

[김천수/재일교포]
″미안하다는 마음을 전하고 싶어서, (고인들의) 부모님한테도 너무 미안해서‥″

어느덧 30도에 육박하는 초여름.

지금 두 시간 정도를 걸어서 마포대교를 막 지났는데요, 날이 흐리고 바람이 불고 있는데도 땀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국회 앞 천막에 도착하기 무섭게, 장대비가 세차게 내립니다.

[김희정/고 최민석 씨 어머니]
″꼭 모여야 돼요. 왜냐면 가족하고도 나눌 수 없는 공감대가 있어요. 저 사람이 왜 밥맛이 없는지, 왜 우는지, 왜 아픈지‥그래서 우리들끼리 만났을 때 웃을 수 있고 울 수 있고. 이 천막은 우리 유가족들한테는 위로의 공간이에요.″

누가 무슨 잘못을 어떻게 한 건지, 그거라도 알려 달라는 특별법안은 소관 상임위에도 못 들어간 상탭니다.

그나마 재판에 넘겨진 책임자들마저 속속 구치소를 벗어날 조짐입니다.

[10.29 참사 유가족]
″이번에도 트라우마 때문에 이렇게 보석 신청을 하셔서 나오셨다고 하는데, 그러면 유가족의 마음은 어떨까 그거 한번 생각해 보셨는지 궁금해요.″

민주당 등 야4당은 이달 임시국회에서 특별법을 통과시키자고 촉구했습니다.

다음달 1일까지로 계획된 도보 행진이 결실을 거둘 수 있을까요.

바로간다, 송서영입니다.

영상취재: 김준형, 김승우 / 영상편집: 장예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