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윤성철

투표함 훔쳐 전력 질주‥'부정투표' 충돌로 최소 19명 사망

입력 | 2023-07-09 20:09   수정 | 2023-07-09 20:19

Your browser doesn't support HTML5 video.

◀ 앵커 ▶

인도 동북부의 한 지방자치단체 선거에서 대규모 부정 투표가 벌어졌습니다.

21세기에 이런 일이 가능한가 싶을 정도인데, 한 사람이 투표용지를 뭉치째 들고와서 투표를 하는가 하면, 투표함을 통째로 훔쳐 달아나기도 하고, 폭력 사태에 총기까지 등장했는데요.

이 과정에서 수십 명의 사상자가 발생했습니다.

윤성철 기자가 보도합니다.

◀ 리포트 ▶

투표지를 뭉치째 들고 온 한 남성이 자신이 지지하는 후보란에 도장을 연달아 내리찍습니다.

조작된 투표지를 한꺼번에 투표함에 넣다 보니 너무 두꺼워 들어가지 않을 정도입니다.

미리 찍은 투표지를 두둑이 들고 와 투표함에 넣거나, 현장에서 바꿔치는 경우도 상당수입니다.

투표함을 통째로 훔쳐 황급히 달아나는 남성의 모습이 카메라에 포착되기도 했습니다.

각당 지지자들은 지지 후보에 유리한 투표 결과를 얻기 위해 총을 쏘고, 몽둥이를 휘두르며 충돌했습니다.

이도 저도 안 되면 투표함과 투표소에 불을 지르고, 집기를 마구 부수기도 했습니다.

현지 언론들은 이 과정에서 최소 19명이 숨지고, 수십 명이 다쳤다고 보도했습니다.

서벵골주 선거관리위원장은 투표 조작과 폭력 사건 등으로 1천3백여 건의 신고가 접수됐다고 밝혔습니다.

현지 경찰은 사제폭탄 2백여 개를 압수했다며, 테러 발생 가능성까지 경고했습니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분노한 시민들은 투표함을 집어던지며 선거 무효를 외치고 있습니다.

서벵골주는 인구가 1억 4천만 명에 달하는 데다, 힌두교가 대다수인 다른 지역과 달리 무슬림 비율이 1/3에 달해 정파·인종 갈등이 잦습니다.

2011년부터 야당이 집권 중이지만 모디 총리가 내년 총선을 앞두고 공을 들이는 지역이어서 부정 투표 후폭풍은 계속될 전망입니다.

MBC뉴스 윤성철입니다.

영상편집 : 김관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