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김상훈

'신당역 보복살인' 전주환‥항소심 무기징역 "평생 속죄해야"

입력 | 2023-07-11 20:42   수정 | 2023-07-11 2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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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자신이 스토킹하던 여성이 신고를 하자, 서울 지하철 역에서 여성을 무참히 살해한 전주환이, 항소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았습니다.

1심보다 높은 형량을 선고한 재판부는 평생 격리돼 속죄하라고 질타했지만, 검찰이 요구한 사형까지는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김상훈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서울 지하철 신당역 화장실에서 스토킹하던 직장동료를 살해한 전주환.

2년간 피해자에게 3백여 차례 연락하며 스토킹을 해 오다, 피해자의 신고로 형사처벌 위기에 놓이자 보복에 나선 겁니다.

머리카락이 떨어질까 봐 헤어캡을 준비한 뒤 위치추적 방해앱을 깔고 1회용 교통카드로 이동하며 동선을 숨기는 치밀함도 보였습니다.

[전주환 (작년 9월)]
<죄송하단 말씀 말고 하실 말 없습니까?>
″제가 진짜 미친 짓을 했습니다.″

1심은 스토킹 혐의에 대해 징역 9년, 보복살인에 대해 징역 40년을, 합쳐 징역 49년형을 선고했습니다.

전주환은 처벌이 무겁다며 항소했는데, 두 사건을 함께 심리한 항소심은, 더 무거운 무기징역을 선고했습니다.

당초 1심은 ″전주환이 장기간 복역하며 잘못을 깨달을 수 있다″고 봤지만, 2심 재판부는 ″스토킹 범죄에 대해 반성문을 내고도 보복살해에 나선 걸 보면, 죄를 뉘우치는지 근본적 의문이 들고 교화 가능성에도 회의가 든다″고 봤습니다.

특히 ″사법체계를 무력화하는 보복범죄는 엄정처벌이 필요하다″며 ″사회로부터 평생 격리돼 속죄하는 게 타당하다″고 밝혔습니다.

검찰이 1심에 이어 2심까지 줄곧 요구해온 사형은 극히 예외적 형벌이라며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민고은 변호사/피해자 유족 대리인]
″다른 피해자에게 공포와 두려움이 되는 것이 아니라 더 이상 이러한 사건이 발생하지 않는 계기가 되기를 바랍니다.″

항소심 도중 시민 2만 7천여 명이 전주환 엄벌을 요구하는 탄원서를 냈습니다.

피해자 유족들은 선고 내내 흐느껴 울었고, 전주환은 아무 말이 없었습니다.

검찰은 유족 측 의견을 반영해 상고 여부를 검토할 계획입니다.

MBC뉴스 김상훈입니다.

영상취재: 정인학 / 영상편집: 정선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