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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우 인명 피해 12년 만에 최악‥'뒷북 대책'도 무용지물

입력 | 2023-07-17 20:29   수정 | 2023-07-17 2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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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우면산이 무너져 내렸던 2011년 서울 집중호우부터 역대 최장 기록을 쓴 2020년 장마까지.

기록적 폭우 때마다 피해는 되풀이돼왔습니다.

그럴 때마다 뒤늦게 나온 뒷북 대책들도 번번이 그때뿐, 다시 재해가 닥쳐 제 기능이 절실할 땐 무용지물이었고, 급기야 올해는 일주일 내린 장맛비로 12년 만에 가장 심각한 인명 피해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윤수한 기자가 보도합니다.

◀ 리포트 ▶

′100년만의 폭우′로 불렸던 지난 2011년 수도권 집중호우.

단 하루 만에 연평균 강수량의 4분의 1에 달하는 300mm 이상의 비가 퍼부었습니다.

거센 빗줄기에 진흙처럼 물러진 서울 우면산은 맥없이 무너져 내렸습니다.

[목격자 (2011년 7월 28일, 뉴스데스크)]
″어 큰일 났다, 어 여기봐 여기! 어떻게 해.″

당시 한 해 동안 폭우로 숨지거나 실종된 사람이 77명을 기록했습니다.

이를 계기로 ′산사태 취약지역′ 지정·관리 제도가 도입되는 등 폭우 대책이 쏟아졌지만, 이후에도 대규모 피해는 여전했습니다.

9년 뒤인 2020년, 기상관측 이래 최장인 54일간의 장마가 한반도를 덮쳐 44명이 목숨을 잃거나 생사를 알 수 없었습니다.

[마을 주민 (2020년 8월 8일, 뉴스데스크)]
″여기 다리 쪽인데 뚝방이 터져버렸어. 우리 마을 잠겼어. 아예 다‥″

아직 끝나지도 않은 올해 장마는 평년 같은 기간 강수량의 두 배를 넘겼습니다.

정부는 장마를 한 달여 앞두고 ″피해 우려 지역을 확인하고 사전대피 방안도 점검했다″고 했지만 할 말이 없게 됐습니다.

[김성호/행정안전부 재난안전관리본부장 (지난 5월 19일)]
″공무원과 이·통장, 자율방재단원 등으로 담당자를 지정하여 위험 기상 시 사전 예찰과 신속한 통제, 주민 대피를 추진하겠습니다.″

더욱이 예측이 어려운 기후 변화 탓에 매뉴얼이나 통계에 얽매여서는 대비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는 지적입니다.

[오윤경/한국행정연구원 선임연구위원(MBC 재난자문위원)]
″(산사태의 경우) 대부분 지질의 상태라든가 물이 차는 정도 뭐 이런 것들을 주로 보거든요. 그 밑에 있는 가구들이나 침수 위험이 산사태로 인한 피해 위험이 있는 취약성들에 대해서 더 면밀하게 봐야 되는‥″

지난 9일 이후 내린 비로 집계된 잠정 사망자와 실종자 수는 49명.

벌써 2020년의 규모를 뛰어넘어 2011년 이후 12년 만에 최악의 인명 피해를 기록했습니다.

MBC뉴스 윤수한입니다.

영상편집 : 장동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