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김아영

태양에 돈 쏟아붓는 산유국‥꿈틀대는 그린에너지

입력 | 2023-08-05 20:20   수정 | 2023-08-05 2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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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석유로 먹고 살아온 중동 산유국들이 이제는 태양광, 수소 같은 신재생에너지에 천문학적인 돈을 쏟아붓고 있습니다.

세계적 흐름인 ′탄소 중립′에 대비하겠다는 건데요.

에너지 산업의 판도가 급격히 바뀌고 있습니다.

김아영 기자입니다.

◀ 리포트 ▶

두바이 남부 사막 한가운데에 설치된 850만 개의 태양광 패널들.

끝이 보이지 않을 만큼 지평선을 향해 뻗어 있습니다.

면적 총 44제곱킬로미터, 축구장 6천 여 개 넓이와 맞먹는 이 발전소는 두바이에 공급되는 전기의 14%를 책임지고 있습니다.

이곳 발전소는 두바이 시내 중심부에서 50킬로미터 정도 떨어진 사막 한 가운데에 위치해 있습니다. 강렬한 햇빛 때문에 기온이 40도에 육박합니다.

해가 지는 밤에도 전기 공급은 계속 됩니다.

비결은 바로 수소 탱크에 있습니다.

낮에 태양광으로 생산된 전기로 물을 분해해 수소를 미리 저장해둔 다음 밤이 되면 이걸 태워 다시 전기로 만듭니다.

화석연료를 태워 수소를 얻는 기존의 방식과 다르게 탄소를 배출하지 않습니다.

[알리 알 알리리/두바이 수전력청]
″미래에는 이 수소를 선박이나 항공, 철강 생산 등 다른 분야에도 사용할 예정입니다.″

아부다비에도 단일 부지로는 세계 최대 규모인 누르 태양광 발전소가 있습니다.

아랍에미리트는 일조량이 풍부해 태양에너지 비중이 신재생 에너지 발전량의 99%에 달합니다.

지금 시간이 오후 6시를 향해 가고 있는데, 빛이 너무 강해서 눈을 뜨고 있기가 힘듭니다. 일부러 주변 지역보다 고도가 높은 이곳에 이렇게 태양광 패널들을 설치해서 자외선을 더 많이 받을 수 있게 해둔 겁니다.

급격한 도시화로 인해 대량 발생한 쓰레기들도 골칫덩이에서 에너지로 바뀌고 있습니다.

지난 2019년 기준 아랍 에미리트의 하루 평균 1인당 폐기물 배출량은 세계 평균의 2배 수준.

2만 8천 가구의 전기를 책임지는 이 발전소의 연료는 바로 이 폐기물입니다.

[누프 자말/BEEAH에너지 시니어 엔지니어]
″쓰레기를 태워 나온 열기로 물을 데운 뒤, 증기로 터빈을 돌려 전기 에너지를 생산합니다.″

이같은 신재생 에너지에 대한 투자는 단순히 기후위기 때문만은 아닙니다.

전세계의 탈탄소 기조에 맞춰 석유 의존도를 조금씩 줄여나가는 동시에 미래 먹거리인 신재생 에너지에 대한 기술력을 키워두겠다는 겁니다.

아랍에미리트는 2050년까지 청정 에너지 발전 비율을 50%까지 확대하겠다고 밝혔습니다.

MBC뉴스 김아영입니다.

영상취재: 박주일 / 영상편집: 김관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