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백승우

골목길 배회하는 수상한 오토바이‥일방통행 위반 차량 골라 '쿵'

입력 | 2023-10-19 20:28   수정 | 2023-10-19 2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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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서울 강남에서 오토바이를 몰고 다니며 보험사기를 저지른 30살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다섯 달 동안 무려 17번이나 사고를 내서, 수천만 원에 달하는 보험금과 합의금을 뜯어냈는데 주로 일방통행 도로를 역주행하는 차량을 노렸습니다.

백승우 기자가 전해 드리겠습니다.

◀ 리포트 ▶

서울 강남의 한 주택가 사거리.

오토바이 운전자가 오른쪽으로 고개를 돌려 뭔가를 힐끗 보고 지나쳤다, 갑자기 방향을 바꿔 되돌아갑니다.

조금 전 발견한 길로 들어가 차량 앞으로 돌진하며 제풀에 쓰러집니다.

100여 미터 떨어진 또 다른 사거리.

골목길을 배회하던 오토바이가 급히 방향을 틉니다.

역시 일방통행로를 역주행하는 차량 앞으로 다가가더니, 사고를 당한 것처럼 쓰러져 나뒹굽니다.

오토바이 운전자인 30살 남성은 지난 2월부터 5달 동안 서울 강남 일대에서 이런 식으로 17번이나 사고를 당했습니다.

하지만 모두 가짜였습니다.

남성은 일방통행로를 역주행하는 차량을 발견하면, 이런 길목에서 갑자기 튀어나와 일부러 사고를 냈습니다.

일방통행로 역주행이 형사처벌까지 받을 수 있는 점을 악용해 피해자들을 몰아세웠습니다.

[노숭원/서울 강남경찰서 교통과장]
″이 피의자가 운전자들한테 ′당신 12개 (중과실사고) 항목 위반이다′ 그러면서 ′형사처벌 받게 되는데 어떻게 할래′ 그런 식으로 많이 문자 보내고 협박도 하고…″

교통법규를 어겼다는 불안에 1천만이 넘는 합의금을 내준 피해자도 있었습니다.

[김주형/운전자]
″제가 만약에 그런 일방통행 역주행으로 사고가 났다면 머리가 하얘져서 그렇게 합의금을 원하시는 대로 막 달라고 하는 대로 줄 것 같아요.″

기존 진단서를 날짜만 바꾸는 식으로 위조해 보험사에 내기도 했는데, 이렇게 뜯어낸 합의금과 보험금이 7천만 원에 달했습니다.

거침없던 그의 사기 행각은 결국 특정 지역에서 사고가 잦은 걸 수상히 여긴 보험사의 신고로 막을 내렸습니다.

MBC뉴스 백승우입니다.

영상취재 : 이원석 / 영상제공 : 서울 강남경찰서 / 영상편집 : 최문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