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이지은

'환자 2명 살해 혐의' 요양병원장 구속 면해‥"직접 증거 부족"

입력 | 2023-11-15 20:02   수정 | 2023-11-15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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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8년 전 환자 두 명을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는 서울의 한 요양 병원 원장에 대한 구속 영장이 기각됐습니다.

경찰은 환자가 결핵에 걸리자, 전염을 막으려고 고의로 약물을 넣어서 사망에 이르게 했다면서, 이례적으로 살인 혐의를 적용했는데요.

법원은 직접적인 증거가 부족하다고 봤습니다.

이지은 기자가 전하겠습니다.

◀ 리포트 ▶

서울 동대문구의 한 대형 요양병원.

이 병원 원장인 45살 이 모 씨가 최근 경찰 수사를 받고 구속 갈림길에 섰습니다.

[00병원 측(어제)/음성변조]
″원장님 어제 나오셨고. (사건) 내용에 관해서는 드릴 말씀이 없네요.″

이 씨는 지난 2015년 9월과 11월, 결핵에 걸린 60대 남성과 80대 여성 환자 2명에게 위험 약물을 주입해 고의로 숨지게 한 혐의를 받습니다.

경찰은 이 씨가 병원 행정부장과 공모해 일부 국가에서 사형 집행에 활용되는 ′염화칼륨′을 투여했다고 판단했습니다.

경찰 조사에서 행정부장은 ″주사기에 담긴 염화칼륨 20ml를 병원장에게 건넸다″면서 ″정확한 용도는 알지 못했다″는 취지로 진술한 걸로 알려졌습니다.

경찰은 전염성이 강한 결핵이 환자들 사이에 퍼질 것을 우려해 약물을 주입했다고 보고 이 씨와 행정부장에게 살인 혐의를 적용해 구속영장을 신청했습니다.

어제 법원에서 영장실질심사를 마치고 나오던 이 씨는 취재진 질문에 굳게 입을 닫았습니다.

[이 모 씨/00병원장(어제)]
(환자 살해한 혐의 인정하십니까)
″...″

법원은 약 12시간에 걸쳐 두 사람의 구속 필요성을 살핀 뒤 영장을 기각했습니다.

재판부는 ″사망 시점으로부터 8년이 지나 직접적인 사인을 확인할 수 없고, ″범죄 행위의 직접 증거 역시 부족해 ′다툼의 여지′가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실제로 피해자들은 고령에 지병도 있어 사망 이후 부검도 하지 않았기 때문에 경찰 역시 사실상 내부자들의 제보나 진술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이 씨 측은 ″결핵 치료 도중 숨진 것이지 염화칼륨을 고의로 주사하지 않았다″며 혐의를 부인하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직접 증거 확보가 어려운 상태에서 다소 무리한 결론을 내린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는 가운데 경찰은 확보한 간접 증거를 토대로 불구속 수사를 이어갈 방침입니다.

MBC뉴스 이지은입니다.

영상취재: 한지은, 이주혁 / 영상편집: 문명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