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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정부' 해외 홍보 도중 망신‥초기 대응도, 대국민 안내도 부실

입력 | 2023-11-20 19:47   수정 | 2023-11-21 0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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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이번 사태는 초기 대응을 놓고도 주무 부처인 행정안전부가 허둥댔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 보입니다.

장애 발생 한 시간 뒤에야 문제를 인지하기 시작했고, 당일 일과가 다 끝나가는 시점이 돼서야 공식 발표를 내놓기도 했습니다.

윤상문 기자가 보도합니다.

◀ 리포트 ▶

지난 14일 포르투갈 수도 리스본에서 열린 디지털 정부 발전을 위한 10개국 장관 회의.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도 참석했습니다.

행안부가 배포한 보도자료에서 이 장관은 ″세계 디지털 정부와 공공행정을 선도하겠다″며 의욕을 보였습니다.

또 미국으로 건너가 ″한국의 선진 공공행정을 중남미 등 미주지역과 공유하겠다″도 했습니다.

하지만 해외에서 홍보전에 열을 올리는 사이, 본국에선 초유의 전산망 마비가 빚어졌습니다.

[이상민/그제 오후 (귀국 직후)]
″이번에 지방행정정보시스템 장애로 인해서 국민들께 큰 불편함을 끼쳐드리게 돼서 대단히 송구하게 생각을 합니다.″

정부는 사태 파악부터 늦었습니다.

지난 17일 오전 9시부터 전국 지자체에서 민원 서류 발급이 중단되기 시작했지만, 행안부 관계자는 ″오전 10시 전후로 문제가 생겼다″고 밝혔습니다.

역시 먹통이 됐던 ′정부 24′도 마찬가지.

오전 8시 반부터 자체 모니터링에서 시스템 오류가 발견됐는데도, 오후 1시55분이 돼서야 서비스를 전면 중단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장애 사흘째인 어제, 행안부는 비로소 오류가 발생한 시각을 밝혔습니다.

[서보람/행정안전부 디지털정부실장]
″(금요일) 8시 46분에 문제가 발생해서 토요일 아침 9시에 (정부24) 서비스가 재개가 됐습니다.″

국민들의 혼란도 가중됐습니다.

행안부의 첫 공식 발표는 장애 발생 9시간이 지난 오후 5시 39분.

그마저도 1쪽 짜리 보도자료였는데, 사과나 유감 표명은 없었습니다.

지난해 10월, 카카오 전산 먹통 사태 당시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재난 안전 문자를 세 차례나 발송했습니다.

하지만 행정안전부는 이번 마비 사태를 재난으로 볼 수 없다며 어떤 안내 문자도 보내지 않았습니다.

MBC뉴스 윤상문입니다.

영상편집: 유다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