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투데이김지경

사망자 2만 명 넘었다‥"살아도 2차 재난에 직면"

입력 | 2023-02-10 06:06   수정 | 2023-02-10 0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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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튀르키예 지진으로 인한 사망자 수가 2만 명을 넘었습니다.

◀ 앵커 ▶

2011년 동일본대지진 때 피해를 이미 훌쩍 넘었는데, 구조가 가능한 골든타임도 지나버렸습니다.

살아남은 사람들도 의료 서비스와 식량 부족으로 생존 위기를 겪고 있습니다.

김지경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지진으로 폐허가 된 도시 곳곳엔 새로운 공동묘지가 생겨나고 있습니다.

제대로 장례를 치를 수도 없어, 시신을 흙으로 덮고 고인을 식별한 나무판만 꽂은 채 애도하고 있습니다.

사망자가 넘쳐나며 병원은 물론이고 학교 체육관도 임시 안치실로 변했습니다.

구조된 사람들도 싸늘한 주검이 돼 버린 가족과 연인의 곁을 떠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유누스 엠레 카야/생존자]
″약혼녀에게 웨딩 드레스를 입힐 계획이었는데, 이젠 수의를 입혀야 됩니다.″

지진으로 인한 사망자는 이제 2만 명을 넘었습니다.

2011년 동일본대지진 사망자 수 1만8500명을 이미 훌쩍 넘어선 겁니다.

지금도 최대 20만 명이 무너진 건물 잔해에 갇혀있는 것으로 추산돼, 피해가 얼마나 더 커질지 가늠하기 어렵습니다.

집도 가족도 잃은 이재민들은 거리를 떠돌며 배고픔과 싸우고 있습니다.

구호물자가 실린 트럭이 간간이 찾아오지만, 보급량이 많지 않아 허기를 채우기에도 턱없이 부족합니다.

[할릴 카야/생존자]
″우리는 절망 속에 살고 있습니다. (폐허가 된) 이 곳이 우리의 집이고 현재의 상황입니다.″

오랜 내전을 겪고 있는 시리아는 사정이 더 나쁩니다.

병원 등 기반시설이 대부분 파괴돼 콜레라 같은 전염병이 창궐했고, 치료를 받지 못한 부상자들에게 2차 감염이 발생하는 등 공중보건은 극도로 악화됐습니다.

세계보건기구는 대지진에 이어 생존자들을 위협하는 2차 재난이 이미 시작됐다고 경고했습니다.

[롭 홀든/WHO 지진 대응 관리자]
″수색·구조작업과 같은 속도로 지원에 나서지 않는다면 더 많은 사람이 2차 재난에 직면할 위험이 있습니다.″

특히 피해는 주로 반군 점령 지역인 북부와 서부에 집중돼 ′구조 사각지대′로 꼽혔지만, 다행히 튀르키예에서 육로를 통해 첫 구조물품이 도착했습니다.

[마젠 알리시/시리아 국경 관리 공무원]
″이 구조 물품들은 UN에서 처음 보내온 것들입니다. 앞으로도 훨씬 더 많은 물품들이 유엔과 튀르키예쪽에서 들어올 것입니다.″

지진 피해 지역엔 구조를 위해 11만명 넘게 투입됐고, 전 세계 56개 나라에서 파견된 구조대도 구조 활동을 벌이고 있습니다.

MBC뉴스 김지경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