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투데이김민형

'14분 압박'에 영아 질식사‥"징역 19년"

입력 | 2023-04-21 06:50   수정 | 2023-04-21 0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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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7개월 아기를 이불과 베개로 눌러 숨지게 한 어린이집 원장에게 1심에서 징역 19년이 선고됐습니다.

하지만 최대 사형까지 선고될 수 있는 아동학대살해죄는 적용되지 않았습니다.

김민형 기자입니다.

◀ 리포트 ▶

불 꺼진 어린이집 방 안을 기어다니는 아기.

중년 여성이 끌고 와 눕히더니, 버둥거리는 아기 위로 이불을 덮습니다.

그 위에 베개를 얹고, 방석까지 하나 더 올립니다.

이 여성은 어린이집 원장인 60대 김 모 씨.

옆에 누워 잠들기를 기다렸지만 아기가 계속 뒤척이자, 도로 일어나 아예 아기 위로 엎드려 몸을 포갠 상태로 누릅니다.

이런 행동은 약 14분여간 지속됐습니다.

아기가 움직이지 않자, 김 씨는 옆으로 돌아누워 휴대전화를 보기 시작합니다.

당시 생후 7개월 된 천동민 군.

이불에 덮여 3시간이나 방치돼 숨졌습니다.

지난해 11월, 경기도 화성의 한 어린이집 CCTV에 고스란히 담긴 장면입니다.

원장 김 씨는 ′아동학대살해′ 혐의 등으로 구속돼 재판에 넘겨졌지만, ″아기가 낮잠을 자지 않아 재우려 했다″며 살해할 의도는 없었다며 혐의를 부인했습니다.

이른바 ′정인이법′에 따라 아동학대살해죄는 7년 이상에서 최대 무기징역 또는 사형까지 선고될 수 있습니다.

′아동학대치사죄′보다 처벌이 무겁습니다.

하지만 1심 법원은 김 씨의 아동학대살해 혐의에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재판부는 ″살인의 고의가 있다고 단정하기는 무리″라며 ″곧바로 보육교사를 통해 119신고를 하며 심폐소생술을 멈추지 않았다″고 설명했습니다.

다만, 아동학대치사 혐의는 유죄로 판단해 김 씨에게 징역 19년을 선고했습니다.

베트남인 어머니는 아기 영정사진을 끌어안고 울먹이며 법정을 나섰습니다.

공장에서 일하다 허리를 다쳐, 아기를 어린이집에 맡겼던 아버지는 원장이 한 번도 사과하지 않았다며 울분을 토했습니다.

[천안동/고 천동민 군 아버지]
″14분 동안 올라가서 눌렀잖아요. 근데 살인이 아니라고 그래서요. 처음부터 그쪽에서 우리한테 전화 연락도 안 하고, 사과는 안 했기 때문에…″

검찰은 유족 측의 의사에 따라 항소를 검토하고 있습니다.

MBC뉴스 김민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