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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소영
배승아 양, 떠난 지 1년‥어린이보호구역 여전히 위험
입력 | 2024-04-08 20:23 수정 | 2024-04-08 2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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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1년 전 대전에서 만취한 운전자가 몰던 차량이 인도에 있던 초등학생 네 명을 덮치면서, 아홉 살 배승아 양이 세상을 떠났죠.
사고가 난 곳은 어린이 보호 구역이었지만 돌진하는 차량을 막을 안전시설도 없었고, 이를 규정한 법령조차 없었다는 점에 많은 시민들이 분노했습니다.
사고 이후 제도 개선이 이뤄지는 듯했지만 아직도 학교 앞은 위험한 곳이 많았습니다.
윤소영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지난해 4월, 대낮 대전 도심 한복판에서 만취 상태인 60대 운전자가 몰던 차량이 인도를 덮쳤습니다.
이 사고로 어린이보호구역을 걷던 초등학생 3명이 크게 다쳤고, 9살 배승아 양은 끝내 숨졌습니다.
보호구역이지만 아이들을 보호할 방호 울타리가 설치되어 있지 않았습니다.
대전시는 사고 이후 어린이 보호구역 56km 구간에 울타리를 설치하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상당수 보호구역은 울타리는커녕 기본적인 보행로도 갖추지 못했습니다.
대전의 한 초등학교 하굣길.
보행로가 있지만 불법 주정차 차량과 상가에서 내놓은 물품으로 발 디딜 틈이 없습니다.
[학부모 (음성변조)]
″한 번은 아기가 건너다가, 차가 (방향을) 꺾다가 애를 칠 뻔했거든요. 그래서 맨날 데리러 와야 해요.″
근처의 또 다른 초등학교 앞을 지나는 학생들은 인도라고 볼 수 없는 좁은 갓길을 위태롭게 걸어 다녀야 합니다.
[초등학생 (음성변조)]
″(인도가) 좁아서 끝 쪽으로 가는 경우가 많아요. 차 쪽으로 붙어서 다녀요.″
대전의 어린이보호구역 151곳 가운데 보행로가 제대로 설치되지 않은 곳은 1/3이 넘는 56곳에 달합니다.
통학로 교통안전을 위한 지자체 조례도 있지만 정작 설치 의무조항이 빠져있어 보호구역인데도 보행로가 설치되지 않은 곳도 있습니다.
[대전 대덕구 관계자 (음성변조)]
″만약에 자기 앞 상가 쪽은 물건 내리다 보면 불편하잖아요. 그러면 울타리를 철거해 달라, 주민들하고 의견 충돌이 있습니다.″
이런 현실을 바라보는 승아양의 유가족들은 다시 이런 비극이 되풀이될까 걱정스러운 마음뿐입니다.
[송승준/고 배승아 양 오빠]
″잠깐의 그런 불편함, 이런 부분이 과연 어린이 안전과 맞교환해야 되는지…우리 어린이들 아니면 꿈나무들을 위해서라도 더 넓게 봐야 된다라고…″
전직공무원인 가해자 60대 남성은 1심에서 징역 12년을 선고받았고, 오는 16일 항소심 선고를 앞두고 있습니다.
MBC뉴스 윤소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