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이재욱

'서툰 한국말·단기 고용' 탓 부족한 이주노동자 안전교육

입력 | 2024-06-26 20:08   수정 | 2024-06-26 2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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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경찰은 화성 리튬 배터리 공장 화재에서 인명피해가 커진 이유로 안전교육이 제대로 되지 않았을 가능성을 살펴보고 있습니다.

외국인 이주노동자가 많은 다른 지역은 안전교육이 잘 이뤄지고 있을까요?

이재욱 기자가 경기도 시화공단에 다녀왔습니다.

◀ 리포트 ▶

경기도 안산과 시흥은 기초자치단체 중 등록외국인 수가 각각 전국 1등, 3등입니다.

이주노동자가 많은 시화공단 때문입니다.

부족한 일손을 이주노동자들로 채우고 있는데 아직 우리말이 서툰 사람들이 많습니다.

[동티모르 출신 이주노동자 (음성변조)]
″<혹시 이 근처에서 일하시는 거예요?> 몰라. <어디서 오셨어요?> 어? <어디서 오셨어요?> 나? 동티모르.″

[파키스탄 출신 이주노동자 (음성변조)]
″<한국말 할 줄 아세요?> 한국말 조금. <어느나라에서 오셨어요?> 파키스탄 사람. <얼마나 되셨어요, 한국 온 지?> 10분.″

업체가 종종 외부강사를 초빙해 안전교육을 진행하지만 한국어로 진행되는 교육으론 충분히 이해하기 어려운 실정입니다.

[시화공단 노동자 A (음성변조)]
″<회사에서 어느 나라 분들, 외국인 노동자들 좀 많으신가요?> 필리핀이요. <그 분들 한국말 좀 할 줄 아세요?> 아니, 못해요. <영어로 아니면 필리핀말로 (안전교육을?)> 딱히 그 정도는 아니에요. <그냥 한국말로?> 네, 한국.″

그마저도 직업소개소나 파견업체를 통해서 온 단기 이주노동자들은 받지 않고 있습니다.

[시화공단 노동자 B (음성변조)]
″<근무하시는 데에서는 외국인 노동자들 좀 있는 편인가요?> 아니오, 그냥 용역으로만 와서. <인명사고가 있는 걸 대비해서 안전교육 이런 건 그러면 아무래도 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닌 거고‥> 그렇죠.″

[박천응/안산이주민센터 대표]
″갈 때마다 안전 교육을 할 수가 없어요. 빨리 출근을 하면 일을 해야 되는 거죠. 안전 사고가 발생했을 때 무엇에 대한 조치 이런 것들은 현실적으로 부족하다.″

화성 배터리 공장 화재 사망자들도 대부분 단기 이주노동자였습니다.

[김진영/화성소방서 재난예방과장(어제)]
″그때 당시에 작업했던 근로자들은 정규직이 아니라 일용직이 대부분이어서 건물 구조를 잘 몰라서 대피로를 제대로 찾지 못해서 한쪽으로 몰리면서 대피를 하지 못했던 것으로‥″

올해 3월까지 국내에서 발생한 산업재해 사고로 숨진 노동자는 모두 213명, 그중 24명이 이주노동자였습니다.

산재 사망 10명 중 1명꼴입니다.

화성 배터리 제조공장 화재는 단일사고로는 가장 많은 이주 노동자가 목숨을 잃은 최악의 참사가 됐습니다.

MBC뉴스 이재욱입니다.

영상취재 : 이상용 / 영상편집 : 최문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