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 달 넘게 상임위원 2명 만으로 파행 운영 중인 방송통신위원회가, MBC 등 공영방송 3사의 이사진 교체에 시동을 걸었습니다.
오늘 퇴근 시간 무렵에서야 내일 오전에 전체회의를 열겠다고 공지하고, 김홍일 위원장과 이상인 부위원장 둘이 만나 이사진 선임 계획안을 의결한다는 건데요.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 법안의 국회 본회의 처리를 앞두고 방통위가 그보다 먼저 전격적으로 움직이자 야권은 반발하고 있습니다.
먼저 이용주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이틀 전 국회에 출석한 김홍일 방송통신위원장.
상임위원 정원 5명의 절반도 안 되는 2명 만으로 공영방송 이사진 교체마저 강행할 거냐는 질의가 쏟아졌습니다.
김 위원장은 절차에 들어갈 뜻을 굽히지 않으면서도, 구체적 시기에는 즉답을 피했습니다.
[이훈기/국회 과방위원]
″어느 정도 시점을 두고 시작을 합니까?″
[김홍일/방송통신위원장]
″제가 적절하다고 생각되는 시점에 시작하겠습니다.″
[이훈기/국회 과방위원]
″내부에 뭐 (규정이) 있을 거 아닙니까, 어떻게 한다고…″
[김홍일/방송통신위원장]
″그동안 해왔던 관례가 쭉 있습니다.″
배석한 방통위 실무진 역시 ′아직 준비된 게 없다′는 취지로 거들었습니다.
[노종면/국회 과방위원]
″′방문진 이사 선임 계획안′ 만드셨죠?″
[좌미애/방통위 행정법무담당관]
″아니오. 그런 바 없습니다.″
[노종면/국회 과방위원]
″만드는 데 어느 정도 걸릴까요?″
[좌미애/방통위 행정법무담당관]
″아직 그거 생각해보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방통위 주변과 정치권에선 김 위원장이 곧 절차에 착수할 거란 전망이 잇따랐습니다.
오는 8월 12일 임기가 끝나는 MBC 대주주 방송문화진흥회의 새 이사진 선임 계획안이, 곧 방통위에서 의결될 거란 관측입니다.
국회 과방위 야당 위원들은 성명을 내고 규탄했습니다.
″마지막 남은 MBC를 점령하기 위한 비밀군사작전이라도 펼칠 모양″이라며, ″모든 법적 수단을 동원해 책임을 묻겠다″고 경고했습니다.
[최민희/국회 과방위원장 (오늘, ′김어준의 겸손은힘들다′)]
″이런 중요한 일을 이렇게 밀실에서 몇 명이 비밀리에 군사 쿠데타 모의하듯이 하면 되겠습니까? 그래서 경고합니다. 하지 마십시오.″
하지만 방통위는 오늘 오후 늦게, 전체회의 소집을 전격 공지했습니다.
통상 방통위는 매주 수요일 전체회의를 열지만, 이번주는 내일로 바꾼 겁니다.
방통위는 내일 오전 10시 회의에서 방문진과 KBS, EBS 등 공영방송 3사의 이사진 선임 계획안을 심의·의결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