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이준범

[알고보니] '실체적 진실' 드러나 특검 필요 없다?

입력 | 2024-07-09 20:04   수정 | 2024-07-09 2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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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임성근 전 사단장은 무혐의라는 내용을 담은 경찰의 수사 결과가 나오자마자, 어제 대통령실은 마치 기다렸다는 듯 거부권 행사를 예고했죠.

그러면서 경찰이 밝힌 실체적 진실이 그동안 제기됐던 의혹과는 많이 다르다는 것이 드러났다고 설명했습니다.

경찰 수사에서 이렇게 나왔는데 특검을 할 필요가 뭐가 있냐는 취지였죠.

과연 합당한 설명일까요?

과거 특검 사례에선 어땠는지 팩트체크 <알고보니>에서 짚어보겠습니다.

◀ 리포트 ▶

군대 내 성폭력과 조직적인 은폐, 따돌림으로 피해자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지난 2021년 고 이예람 중사 사건.

당시 MBC 보도로 군의 부실했던 초동수사가 알려지며 국민적인 공분이 일자 국방부는 재수사에 나섰습니다.

하지만 재수사 결과, 초동 수사 관련자들 가운데 재판에 넘겨진 사람은 한 명도 없었습니다.

증거가 부족하다는 이유였습니다.

그런데, 이듬해 출범한 특검의 수사 결과는 완전히 달랐습니다.

공군의 부실수사와 이 중사에 대한 명예훼손 사실이 드러나 초동수사 관련자 등 7명이 재판에 넘겨진 겁니다.

[이태승/고 이예람 중사 특검보]
″저희들이 다시 국방부 수사 당시에 확보됐던 증거들을 다시 분석해 보는 과정에서 일부 미진했던, 일부 놓쳤던 부분들도 발견할 수 있었고…″

퇴임 후 거주할 사저 부지를 경호처와 아들이 함께 매입한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된 이명박 전 대통령의 내곡동 사저 의혹.

검찰은 당시 고발된 이 전 대통령 일가와 경호처장 등 7명에 대해 모두 혐의가 없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하지만, 권력의 눈치를 본 부실 수사라는 비판 속에 도입된 특검의 판단은 달랐습니다.

특검은 경호처가 이 전 대통령 아들 시형씨에게 사저 부지를 싸게 넘겨 국가에 손해를 끼쳤다며 경호처장 등 3명을 재판에 넘겼습니다.

[이광범/내곡동 사저 특검]
″현직 대통령 개인의 이익을 위하여 국가에 손실을 주었다는 의혹이 제기된 사건이었기 때문에 더욱 철저한 사실확인을 위해 최선을 다했습니다.″

기존 수사가 종료된 이후에도 의혹이 가라앉지 않아 특검이 도입된 건 지금까지 9번인데요.

이 가운데, 이중사 특검과 내곡동 특검 이외에도 이용호 특검, 검찰 스폰서 특검, 파업유도 특검, 옷로비 특검 등 6번의 특검이 기존 수사와 다른 결과를 내놨습니다.

반면에 앞선 수사 내용에서 진전이 없었던 건 유전특검과 BBK특검, 그리고 디도스특검, 3차례 뿐이었습니다.

이처럼 기존 수사 결과가 특검을 통해 뒤집힌 사례가 많다는 점에서 경찰 수사로 실체적 진실이 드러나 특검 도입이 필요 없다는 주장은 설득력이 떨어져 보입니다.

알고보니 이준범입니다.

영상편집: 유다혜 / 자료조사: 도윤선, 장서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