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장슬기

[집중취재M] "컨테이너를 못 구해요" 해상 물류 빨아들인 '중국발 블랙홀'

입력 | 2024-07-24 20:27   수정 | 2024-07-24 2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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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수출이 좀 나아졌다는데, 물건 실어나를 배는 물론이고, 컨테이너도 구하기 어려워서 수출에 차질이 있다고 합니다.

이유가 뭘까요?

오늘 집중취재에선 미·중 사이에 낀 우리 산업의 현실을 전합니다.

장슬기 기자가 인천항에 다녀왔습니다.

◀ 리포트 ▶

층층이 쌓여 있는 인천항의 컨테이너들.

수출할 제품들이 담겨 있어야 하는데, 중간중간 빈자리가 눈에 띕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5층까지 컨테이너가 빼곡히 쌓여 있었는데, 지금은 크게 줄었습니다.

컨테이너 물량을 대거 가져간 건 중국입니다.

[남상기/선광신컨테이너 터미널 부장]
″(컨테이너 물량이) 10% 포인트가 떨어진 것으로 보이고 있습니다. 해상에 떠 있는 컨테이너가 많다고 보시면 되겠고요. 중국이 공(비어 있는) 컨테이너 블랙홀처럼 빨아들이고 있기 때문에‥″

부족한 건 컨테이너만이 아닙니다.

이 컨테이너를 실어 나를 배도 구하기 어려워, 수출에 어려움을 겪는 기업들이 늘고 있습니다.

수출로 매출의 30%를 올리는 이 가구업체는 요즘 일정을 맞추는 데 애를 먹고 있습니다.

컨테이너와 배를 제때 구하지 못해서입니다.

[이엽/가구업체 해외수출팀 매니저]
″컨테이너 수가 많이 없어서 지연이 되거나 이제 롤오버(연장) 되는 경우가 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자연스레 선박 운임료는 껑충 뛰었습니다.

[민효기/가구업체 대표]
″중국 업체들이 아마존으로 많이 들어오다 보니까 경쟁이 많이 심화됐어요. (물건) 가격을 올리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 되다 보니까‥″

1년치 계약을 확보해 안심하던 대기업에도 불똥이 튀었습니다.

선사에서 추가 요금을 요구하는 겁니다.

[수출 대기업 관계자]
″글로벌 해상 운임 상황에 따라 직접적인 영향을 받고 있으며, 성수기 할증료 등 추가적인 해상 운임이 부과되고‥″

해상 운임 수준을 나타내는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는 이달 초, 코로나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습니다.

이 같은 해상 물류 대란의 원인은 중국의 대규모 ′물량 밀어내기′ 탓입니다.

불황에 남아도는 생산품을 싼 값에라도 해외로 쏟아내는 겁니다.

특히 다음달 미국이 중국에 대한 관세를 대폭 올리기로 하면서 밀어내기가 극심해졌습니다.

[해운업계 관계자]
″중국에서 화물을 다 채우다 보니까 한국에서 이제 배에 물건을 실을 공간이 부족해져서 일부 선사는 한국을 패싱하거나‥″

문제는 중동 갈등으로 수에즈 운하의 통과도 원활치 않아 물류 대란이 지속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정상훈/무역협회 대리]
″블랙 프라이데이라든지 크리스마스 연휴, 이런 소비 요소가 증가를 하는 시기이다 보니까 아직까지 4분기가 안정화될 거라고 낙관하기는 어렵다.″

우리 수출품의 88.8%가 바닷길로 나갑니다.

수출 업체들은 해상 운임 부담을 줄이기 위한 정부 대책을 촉구하고 있습니다.

MBC뉴스 장슬기입니다.

영상취재: 김신영 소정섭 남현택 / 영상편집: 배우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