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최유찬

[통일전망대] 시진핑보다 푸틴 먼저‥소원해진 북중관계?

입력 | 2024-09-14 20:25   수정 | 2024-09-14 2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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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북한과 중국은 수교 75주년을 맞아, 올해를 ′북중 친선의 해′로 선포했지만, 북중관계는 예전만 못한 분위기입니다.

며칠 전, 북한의 정권수립 기념일에도 양국의 미묘한 기류 변화가 감지됐다는데요.

최유찬 기자가 살펴봤습니다.

◀ 리포트 ▶

북한 정권수립 76주년을 맞아 다양한 축하 행사가 열린 지난 9일, 시진핑 중국 주석은 양국의 전략적 의사소통을 심화시키고 협조를 강화하겠다는 내용의 축전을 보냈습니다.

노동신문에는 각국 정상이 보낸 축전이 함께 실렸는데, 시진핑 주석보다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보낸 축전을 먼저 배치했습니다.

통상적으로 중국의 축전 소식을 가장 먼저 전하던 관례와 달라진 겁니다.

[조선중앙TV(2022년 9월 9일)]
″중화인민공화국 주석 습근평(시진핑) 동지, 러시아 연방 대통령, 쿠바 공산당 중앙위원회 제1비서…″

최근 러시아와의 밀착이 강화되는 과정에서 달라진 북중관계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라는 평가도 나옵니다.

[박원곤/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
″이번에 순서를 바꿨다는 것은 그만큼 현재 대외 정책에서 북한이 추구하고 있는 정책의 우선순위가 중국보다는 러시아다라는 것을 보여주는 거고요.″

중국은 북한의 이번 정권수립일 행사에 왕야쥔 대사 대신 펑춘타이 대사대리를 보냈고, 지난 7월 북한의 정전협정체결일 행사에도 왕야쥔 대사는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습니다.

이에 앞서 중국 다롄에 설치됐던 김정은 발자국 동판 기념물이 제거되고, 중국의 북한 노동자 송환요구설 등이 불거지는 등 양국 관계에 이상기류로 해석되는 징후가 여러차례 관측돼왔습니다.

중국이 미국 유럽 등과의 관계를 의식해 북러와 거리를 두려하고, 북한이 불만을 가지며 간극이 벌어지는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옵니다.

[박원곤/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
″상황이 불편한 것은 분명합니다. (중국은) 유럽과의 관계를 생각할 때 현재 우크라이나 전쟁에 협력하고 있는 (북한과 러시아와는) 일정 수준 거리를 둘 필요가 있다…″

하지만 중국은 북중 관계 이상설에 날선 반응을 보이며 강력 부인합니다.

[린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8월1일)]
″수시로 북중관계에 문제가 있다거나, 중국과 러시아가 대북관계를 두고 경쟁을 벌이고 있다는 식의 부실한 논조를 늘어놓고 있습니다.″

실제 양국의 비공식적인 협력관계와 구조적인 의존성 등을 고려할 때 표면적인 모습으로만 판단하기는 어렵다는 평가도 있습니다.

[홍 민/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북한) 수해 관련된 필요 물자들이 대거 들어가는 것도 발견이 됐고, 결국 외교적으로는 소원한 것처럼 연출되고 있지만, 실제 구조적 의존 관계는 더더욱 긴밀해지고 있고 의존성이 높아지고 있다는 걸 발견할 수 있는 거고…″

전문가들은 향후 미국 대선 결과나 우크라이나 전쟁 종료 등이 북중 관계의 주요한 변곡점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MBC뉴스 최유찬입니다.

영상편집 : 임혜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