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여사와 연락을 주고받았다는 명태균 씨는, 이번 의혹이 터지기 전까지 대중엔 알려지지 않았던 인물인데요.
명 씨는 지난 총선을 앞두고서 뿐만 아니라 그전에도 자신이, 이름만 들어도 아는 보수 진영 정치인들의 선거를 도왔다고 주장했습니다.
여러 차례 전화 인터뷰와 문자로 명 씨에게 직접 김 여사, 그리고 윤석열 대통령과의 관계를 물었는데요.
구민지 기자의 보도입니다.
◀ 리포트 ▶
지난 대선 때,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의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을 지낸 김종인 전 위원장.
명태균 씨는 자신이 윤 후보와 김 전 위원장 사이 다리를 놨다고 했습니다.
[명태균 씨(9월 25일, 음성변조)]
″윤석열 대통령이 전화를 했죠. 김종인 위원장이 전화를 안 받아. 내가 (김 전 위원장에게) 전화를 했지. 촌놈은 사람을 가슴으로 대하고 가슴으로 품습니다. 그래서 촌놈이 대통령 되는 거예요. 윤석열 후보 전화 두 번 왔는데 안 받으신다 하는데 전화 거세요. 그래서 ″윤석열을 가슴으로 대하세요″ 그게 제가 한 말입니다.″
윤석열 후보와 안철수 후보의 단일화도 자신이 관여했다고 했습니다.
[명태균 씨(9월 25일, 음성변조)]
″기가 막힌 일들이 너무 많아서 본인이 감당해서 쓸 수도 없어요. 단일화를 내가 한두 번 한 거 같아요?″
명 씨는 자신을 ′그림자′라고 했습니다.
음지에서 선거 전략을 세웠다는 겁니다.
오세훈 서울시장, 이준석 전 국민의힘 당 대표 선거도 무보수로 도왔다고 했습니다.
자신이 먼저 찾아간 적은 없고, 다들 자신을 찾아왔다며 존재감을 부각시켰습니다.
[정치권 인사(음성변조)]
″명태균이가 개입됐다는 이야기는 공공연하게 그 뒤에 사람이 명태균이한테 가면 다 된다 이런 쪽의 이야기는 있었죠.″
하지만 오세훈 서울시장은 김영선 전 의원의 소개로 명 씨를 만났을 뿐 선거에 도움받은 적은 없다고 했습니다.
이준석 의원도 명 씨가 이런저런 정보를 알려준 정도라고 했고, 안철수 의원은 명 씨를 모른다고 했습니다.
김종인 전 위원장도 명 씨가 윤 대통령과 다리를 놨다는 건 ″헛소리″라고 일축했습니다.
명 씨는 여론조사 의뢰업체 미래한국연구소에서 자문 역할을 했다고 했습니다.
김 전 의원이 한때 대표이사로 등기이사를 맡았던 곳입니다.
명 씨를 잘 아는 한 인사는 ″명 씨가 지시해 미래한국연구소가 비공표로 자체조사를 실시하거나 의뢰했고, 명 씨가 그 결과를 가지고 온갖 곳에 광을 냈다″고 했습니다.
명 씨가 사기꾼이라는 주장도 있습니다.
실제로 명 씨는 5년 전, 창원 지역 공무원들에게 ′승진시켜주겠다′고 속인 뒤 금품을 받아 챙긴 혐의로 징역형 집행유예를 선고받았습니다.
김건희 여사와 친분에 대해 명 씨는 부인하지 않고 있습니다.
명 씨는 윤석열 대통령 취임식에도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명 씨가 자신이 윤 대통령과 통화한 녹취를 주변에 들려줬다는 전언도 있습니다.
명 씨는 김건희 여사와 연락을 주고받은 텔레그램 문자메시지는 아직 갖고 있다고 했습니다.
[명태균 씨(9월 25일, 음성변조)]
″그거 본 사람이 나, 김영선, 이준석, 천하람 넷밖에 없고요. 갖고 있는 사람은 접니다. <아직도 갖고 계신 거잖아요?> 아직도 갖고 있고요. 내가 여사하고 주고받는 거를 보여주는 게 죄입니까?″
명태균 씨는 지난 일요일 공식 대면 인터뷰에 응하겠다고 했지만, 날짜를 계속 미루더니 오늘 연락이 끊겼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