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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민 시위가 '난동'이라는 여당‥태세 전환?

입력 | 2024-12-25 07:24   수정 | 2024-12-25 0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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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지난 주말 서울 남태령에서 트랙터 시위를 한 농민들에 대해 경찰이 소환조사에 착수했습니다.

국민의힘은 이 시위에 대해, 색깔론에 몽둥이가 답이라는 막말까지 쏟아내며 비난했습니다.

고병찬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일렬로 늘어선 경찰 버스가 길목을 완전히 틀어막고 있고, 앞에 모인 시민들은 길을 열라고 소리칩니다.

″차 빼라 차 빼라 차 빼라″

경찰이 차 벽을 세워 전국농민회총연맹의 트랙터 행진을 전면 통제한 겁니다.

결국 28시간 대치 끝에 야당과 시민들의 항의로, 경찰은 결국 트랙터 10대에 한해, 서울 진입을 허용하도록 했습니다.

그런데 바로 다음 날부터 여당 내에서는 농민집회에 대한 비난이 쏟아졌습니다.

윤상현 의원은 SNS에 난동 세력에게는 몽둥이가 답이라고 적었고, 권성동 원내대표가 가세했습니다.

[권성동/국민의힘 원내대표]
″트랙터로 시민 이동에 극심한 혼란을 야기하고 경찰 버스를 들어 올리는 물리력을 행사하고 경찰을 폭행하며 시위 현장에서 음주까지 한다면 이는 시위가 아니라 난동입니다.″

밤새 시민 3만 명이 참여한 집회를 싸잡아 난동으로 몰아세운 겁니다.

그리고 경찰은 트랙터 시위를 주도한 전농 지도부 2명에 대해서 집시법 위반 혐의로 경찰에 출석해 조사를 받으라고 통보했습니다.

경찰은 이미 법원이 집회에 트랙터 사용을 제한할 수 있다고 판례로 인정했다는 입장인 반면, 집회 주최 측은 경찰의 자의적 해석일 뿐이라고 반박합니다.

[김상은 변호사/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과거 판례의 취지는 집회를 본질적으로 금지하지 않도록 상황에 따라서 트랙터 행진을 제한하라는 것이기 때문에‥″

나아가 정부, 여당에 보조를 맞춘 경찰이 또다시 입틀막 대응으로 전환한 거 아니냐는 비판도 나옵니다.

지휘부가 내란에 가담해 구속된 경찰이 지금 할 일은 시민들을 보호하고 집회와 시위를 보장하는 거라는 지적도 나옵니다.

MBC뉴스 고병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