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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 무대 오른 베르베르‥원작 뒤집은 '애마'

입력 | 2025-08-29 15:19   수정 | 2025-08-29 1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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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이번 주 문화계의 화두는 ′익숙한 것의 새로운 변주′로 요약될 것 같습니다.

클래식 무대에 오른 소설가 베르나르 베르베르, 원작 영화를 뒤집은 시리즈 <애마>, 장르를 넘나드는 음악을 새로운 몸짓으로 표현해낸 무용까지, 임소정 기자가 소개해드립니다.

◀ 리포트 ▶

현악 오케스트라의 연주가 멈추자, 의자에 앉아있던 남자가 앞으로 나와 낭독을 시작합니다.

″그날 저녁 헤르메스, 포세이돈, 하데스는 알리스가 사는 별장에 모인다.″

소설가 베르나르 베르베르입니다.

그리고 이어지는 플룻 선율.

마치 하늘에서 생명체들이 공기를 가르며 어지러이 날아다니는 듯합니다.

공연 <키메라의 시대>.

베르나르 베르베르가 자신의 신작 <키메라의 땅>을 토대로 쓴 내레이션을 맡았고 작곡가 김택수가 이를 바탕으로 만든 총 8악장 분량의 곡으로 디스토피아 속 신인류의 삶을 무대 위에 펼쳐놓습니다.

[베르나르 베르베르/소설가]
″감동의 측면에서 봤을 때 클래식 음악이 책보다 더 강렬한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음악은 보편적인 언어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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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제가 벗기도 많이 벗었잖아요? <연기를 위해서라면 얼마든지‥>″

더 이상의 노출을 거부한 당대 최고 여배우와 그가 거절한 애마부인 역을 따낸 신예 여배우.

몰려든 관객들로 매표소가 붕괴되기까지 했던 1980년대 최고의 화제작 <애마부인>이 만들어지기 시작합니다.

원작 영화가 여성의 신체에 집중했다면, 드라마 <애마>는 여성 캐릭터를 성적으로 소비하던 80년대 충무로 영화판과 이를 장려하면서도 동시에 규제했던 권력의 아이러니를 꼬집습니다.

[이하늬/<애마> 정희란 역]
″시대가 진짜 바뀌어서 이렇게 이런 시각으로 또 80년대를 바라볼 수 있는 시대가 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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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차르트의 피아노 협주곡부터, 피아졸라의 강렬한 탱고 선율, 그리고 우리의 가야금과 창까지.

어딘가 익숙한 음악들이 무용수들의 새 몸짓으로 다시 태어납니다.

10년 전, 국립발레단이 대한민국 발레의 창작 생태계를 넓히기 위해 시작한 안무가 발굴 육성 프로젝트 <무브먼트 시리즈>.

10주년을 맞아 그간 차곡히 쌓인 창작 성과를 조명하고, 다시 새로운 10년을 위한 출발점을 찾아봅니다.

MBC뉴스 임소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