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25이기주

'자동소총' 200정 사려 했다‥결재자는 김성훈

입력 | 2025-09-05 01:35   수정 | 2025-09-05 0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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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지난 3월 윤 전 대통령이 석방된 직후에, 대통령 경호처가 자동소총 200정을 구매하려고 계획을 세웠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당시 구매 계획 문건을 결재한 사람은, 윤 전 대통령 부부의 최측근이자 당시 경호처 실세였던 김성훈 차장과 이광우 본부장이었습니다.

이기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2차 체포영장 집행을 이틀 앞두고 경호처와 경찰간 무력충돌이 우려됐던 지난 1월 13일.

검은 전술복에 헬멧을 쓴 대통령 경호처 요원들이 소총이 담긴 것으로 보이는 배낭을 메고 한남동 대통령 관저를 순찰합니다.

일부는 아예 소총을 밖으로 노출시켜 위압적인 분위기까지 조성했지만, 결국 체포를 막지는 못했습니다.

[윤석열 전 대통령(지난 1월 15일)]
″불미스러운 유혈 사태를 막기 위해서…″

그런데 지난 3월 지귀연 판사가 구속기간을 ′날짜′ 대신 ′시간′으로 계산해 윤 전 대통령을 석방시켰습니다.

석방 닷새 뒤, 경호처가 내부 문건 하나를 작성합니다.

문건 제목은 ″경호작전용 자동소총 교체사업 계획″.

오래된 총을 새 걸로 바꿔 유사시 화력 증강과 전술 강화를 위한다고 돼 있습니다.

예산 22억 5천만 원을 들여 5.56mm 150정과 9mm 50정, 총 200정의 자동소총 구매 계획을 세운 겁니다.

미국 특전사 델타포스나 우크라이나 특수작전군 등이 사용하는 1분에 1천 발 가량 발사되는 최신형 무기들로, 결재자는 3차 구속영장까지 기각됐던 김성훈 차장과 이광우 본부장이었습니다.

당시는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 선고가 늦어지며 국론 분열이 극심했던 시기로, 한남동 관저 주변에서 ′윤 어게인′ 집회가 매일 열리던 때였습니다.

[김성훈/전 경호처 차장(지난 3월 21일)]
″<김 여사가 총 안 쏘고 뭐 했냐고 질책성 발언했다는 보도도 나왔는데…> 사실이 아니라고 이미…″

정치권에선 ″당시 경호처가 윤 전 대통령의 복귀를 준비했던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왔습니다.

[윤건영/더불어민주당 의원]
″탄핵당한 대통령에 대한 경호 조치는 최소로 하는 게 원칙입니다. (경호처가) 윤석열 씨의 사병화되어 있는 상황에서 자동소총을 교환했다는 것 자체에 대해서 의구심을 갖는 겁니다.″

경호처는 해당 계획의 배경을 묻는 MBC의 질의에 ″자동소총 교체사업은 계획 수립만 있었으며, 실제 추진되지 않고 종료됐다″는 짧은 입장을 보내왔습니다.

MBC뉴스 이기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