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정한솔

새벽 1시부터 윙윙 얼음 써는 전기톱‥역대급 폭염에 대목

입력 | 2025-07-25 20:00   수정 | 2025-07-25 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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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전례 없는 폭염 때문에 수산시장의 얼음집은 정신없이 바빠졌습니다.

진열대에 있는 생선이 상하지 않게 하기 위해, 그 어느 때보다 많은 얼음이 필요해진 건데요.

정한솔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새벽 1시, 수산시장 얼음집의 하루가 시작되는 시간입니다.

전기톱 굉음과 함께 150㎏에 달하는 얼음 덩어리가 조각납니다.

한 덩어리씩 기계에 밀어넣자 작은 돌멩이처럼 잘게 쪼개집니다.

멀리서 찾아온 손님들 주문이 우선입니다.

″<어디 시장이에요?> 통인시장. <통인시장까지 가요?> 네.″

″<사장님 이거 어디 가는 거예요?> 남대문이요.″

말 걸기가 미안할 정도로 바빴습니다.

[이정국/얼음집 사장]
″지금부터 좀 바빠져요 이제…″

이웃가게에는 손수레로 나르고, 대용량 주문은 화물차가 맡습니다.

[이춘수/얼음집 사장]
″내가 말랐는데도 힘이 세요. 만날 저거 얼음자루 갖고 들었다 놨다 하니까…″

자르고, 포장하고, 옮기기를 반복한 지 어느덧 5시간, 동이 텄습니다.

이렇게 배달된 얼음은 시장 상인들에게 한여름 필수품입니다.

[김완규/식품 도매상]
″콩물은 금방 상하거든요, 이렇게 상온에 놔두면. 얼음에 완전히 재워둬야 되고 얼음이 많이 필요해요.″

[장재춘/수산물시장 상인]
″금방 녹아버리면 이게 보기에 안 좋아요. 얼음이 없으면 아예 아무 것도 못한다고 봐야죠. 최고의 선물이라고 해야 하나…″

한낮 기온이 37도까지 오르면서 진열대에 있는 얼음이 녹기 시작합니다.

아직 안 팔린 갈치가 물에 잠겨버렸습니다.

[수산물시장 상인]
″1시간이면 얼음 다 없어지는 거야. 저 위에 그분이 싹 가져가는 거예요.″

그러자 얼음 주문이 또다시 밀려듭니다.

고된 노동을 더 힘들게 하는 불볕더위가 얼음집에서는 싫지만은 않다고 합니다.

[이춘수/얼음집 사장]
″더워도 우린 좋지. 얼음이 팔리니까.″

[이정국/얼음집 사장]
″<75, 76, 77… 거의 1백 건이네요.> 네, (장부에) 안 쓴 것도 많으니까…″

지난달 1일부터 지난 22일까지 평균 기온은 24.4도, 한낮 최고기온 평균은 29.4도였습니다.

기상 관측이 본격 시작된 1973년 이래 가장 더운 여름입니다.

MBC뉴스 정한솔입니다.

영상취재: 최대환, 전효석 / 영상편집: 김지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