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변예주

드러나는 코레일 '안전불감증'‥열차감지 4대나 있었는데

입력 | 2025-08-20 20:27   수정 | 2025-08-20 2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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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7명의 사상자를 낸 청도 열차사고 현장에선 오늘 합동 감식이 있었는데요.

사고 전 상황이 하나둘 드러나면서, 코레일이 노동자들을 계약되지 않은 업무에 투입했다는 의혹 등 여러 문제가 불거지고 있습니다.

변예주 기자입니다.

◀ 리포트 ▶

형광 조끼를 입은 노동자들이 선로 옆을 걸어가고 있습니다.

어제 사고를 당한 노동자 7명입니다.

곧바로 이들 뒤편에서 열차가 빠르게 다가옵니다.

시속 100KM로 달리던 무궁화 열차는 앞서 가던 노동자들을 그대로 치었습니다.

어제 코레일은 노동자들이 선로에서 떨어진 풀숲, 노반 쪽을 걷지 않은 것을 사고 원인으로 설명했습니다.

[노영수 코레일 안전관리팀장(어제)]
″노반(풀밭길)이 있었지만 자갈 도상을 밟고 지나간 걸로 저희는 추정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사고 나기 10분 전, 근처 카페 CCTV 찍힌 노동자들의 모습은 달랐습니다.

철길 자갈쪽 보다는풀밭 쪽으로 걷고 있는 모습이 포착됩니다.

사고 지점 바로 앞 노반은 풀숲으로 뒤덮여 있습니다.

코레일의 설명과 다르게 규정대로 걷다 길이 막혀 선로 쪽으로 잠시 올라갔을 가능성이 제기됩니다.

[이동헌/철도노조 부산지방본부 본부장]
″현장을 봐도 수풀이 우겨져 있는 이런 상황이다 보니까…″

안전장비도 문제였습니다.

당시 열차가 2KM까지 접근하면 알람이 울리는 단말기가 노동자 1명에게 지급된 것으로 알려졌지만, 1차 합동 감식 결과, 무려 4명이 열차 감지 단말기를 들고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안중만/경북경찰청 형사기동대장]
″한 4개 정도는 가지고 있었던 것으로 확인이 되고요. 그래서 일부 여기 현장에 (사고로) 파손된 것도 있었고…″

특히 숨진 노동자들이 하던 비탈면 점검 작업이 사고 1주일 전에 코레일이 갑작스럽게 지시한 업무였던 걸로 확인됐습니다.

국토부가 코레일에 폭우로 인한 비탈면 점검을 지시했는데, 원래 터널과 교량 점검을 하는 하청 업체에게 갑자기 경부선 주변 비탈 68곳에 대한 점검을 추가로 맡긴 겁니다.

업계에선 코레일의 무리한 추가 지시가 사고의 원인을 제공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옵니다.

[안전진단 업계 관계자(음성변조)]
″용역사 입장에서는… 막 맞춰줄 수밖에 없죠 무리하게. 실제로도 그렇게 지금 하고 있고 철도 공사 일을. 안전진단 업체들이… 너무 갑이다보니까…″

코레일 측은 해당 업체가 해오던 작업과 유사한 작업이며,협의를 거쳐 변경해 문제가 없다고 밝혔습니다.

이런 가운데, 국회에 출석한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은 이번 사고와 관련해 코레일 사장이 당장 사퇴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습니다.

MBC뉴스 변예주입니다.

영상취재: 이승준(대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