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김건휘

[단독] 캄보디아 등 1,300억 ODA 예산, 사업제안서 검토도 안 했다

입력 | 2025-10-03 19:57   수정 | 2025-10-03 2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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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통일교는 건진법사 전성배 씨를 통해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에게 통일교 관련 현안을 청탁한 의혹을 받고 있죠.

청탁 이후 캄보디아 ODA 예산이 늘어났다는 의혹인데, MBC 취재 결과 1,300억 원으로 예산이 대폭 늘어나는 과정에서 사업 검토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김건휘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 리포트 ▶

우리가 개발도상국에 지원하는 대외경제협력기금 예산은 1년에 많아야 50억 원이었습니다.

심지어 지난해 예산 50억 원은 전혀 쓰지 않아 아예 불용 처리됐습니다.

그런데 바로 다음 해 캄보디아와 인도네시아 지원 예산이 갑자기 1,300억 원으로 급증합니다.

김건희 국정농단 특검은 통일교가 윤 전 대통령 부부에게 캄보디아 지원을 청탁했는지 등을 수사하고 있습니다.

[윤석열 당시 대통령(2024년 6월 4일)]
″2030년까지 100억 불 수준으로 ODA 규모를 확대해 나가고자 합니다.″

이 정도 예산을 신청하려면 사업 타당성을 검토해야 하지만 담당 기관이었던 수출입은행은 평가를 제대로 하지 않았다고 사실상 인정했습니다.

수출입은행은 국회 질의에 ″사업제안서 검토를 적극적으로 했다고 하려면 평가 기준이 있어야 하는데, 평가 항목이 작업 중이었다″고 답했습니다.

평가 항목조차 만들지 못해 타당성 조사는 못 한 채 예산을 신청했다는 겁니다.

심지어 이보다 넉 달이나 앞선 문서에도 1억 달러, 우리 돈 1300억 원이라는 지원 규모가 명시돼 있습니다.

사업에 참여할 은행 모집도 안 됐는데, 사업 규모가 이미 정해져 있는 겁니다.

당시 기획재정부조차 예산 신청액이 너무 크다며 의문을 제기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수출입은행은 기획재정부가 ″은행들은 1억 달러가 필요하다고 하는데 현실적인 수요인지 확인해봐야겠다″고 말했고, 결국 예산이 반으로 깎였다고 말합니다.

[정태호/더불어민주당 의원]
″사업 검토나 방향 설정도 없이 예산부터 밀어 넣는 과정 자체가 정치적 의혹을 피하기 어렵습니다.″

수출입은행은 ″사업제안서 검토는 예산 편성 전에 거쳐야 할 절차가 아니라고 판단했고, 추후 별도로 평가할 계획이었다″고 해명했습니다.

또 ″민간협력전대차관은 국제사회 권고를 반영해 21년도부터 추진해온 제도며, 은행들의 참여 의향서를 바탕으로 예산을 신청했다″고 밝혔습니다.

MBC뉴스 김건휘입니다.

영상편집: 문명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