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이혜리

"예전엔 정권하고 방향 같았는데 지금은 달라"‥선택적 분노, 검찰의 앞날은?

입력 | 2025-11-13 20:11   수정 | 2025-11-13 2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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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대장동 항소포기 논란 속에 사의를 표명한 노만석 검찰총장 직무대행은 자신의 거취문제로 검사들이 일을 못 하는 상황을 우려했다고 밝혔는데요.

하지만 ′저쪽에선 지우려 하고 우린 지울 수 없는 상황이라 수시로 많이 부대껴왔다′며 현 정부의 외압이 있었다고 해석될 수 있는 말을 해 또다시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이혜리 기자가 보도합니다.

◀ 리포트 ▶

어제 오후 대검 부장들에게 짧게 사의를 표명한 뒤 곧장 퇴근해 버린 노만석 검찰총장 직무대행은 자택 앞에 있던 일부 취재진에게 또다시 논란이 될 만한 발언을 꺼냈습니다.

″예전엔 정권하고 방향이 같았는데 지금은 다르다″며 ″저쪽에선 지우려 하고 우린 지울 수 없는 상황이라 수시로 많이 부대껴왔다″고 한 겁니다.

윤석열 정부 때는 정권과 검찰의 방향이 같았는데 이재명 정부 때는 방향이 달라 외압이 있었다는 것처럼 해석될 수도 있는 대목이었습니다.

그러자 오늘 노 대행은 발언 취지를 묻는 취재진에게 ″법무부에서 지우려 한다는 취지로 말한 적 없다″며, 항소 포기 결정 과정에 대한 질문에는 즉답을 피했습니다.

자신의 거취문제로 검사들이 일을 못하면 안된다고 생각해 사의를 표명했다고 했지만 검찰 내부에선 무책임한 지휘부를 향한 불만이 잦아들지 않고 있습니다.

한 부장검사는 ″노 대행이 정말 외압이 있었는지 상황을 명확히 설명하지 않고 의혹만 증폭시키고 있다″고 했고, 한 차장검사는 ″부당하다고 생각했으면 항소를 제기했으면 되는데, 포기해 놓고 도망치듯 사직했다″고 정진우 서울중앙지검장을 비판했습니다.

검찰 내부망엔 ″부끄러운 줄 알라″, ″더 이상 추한 모습을 보고 싶지 않다″고 두 사람을 직격하면서 ″법무부 장관은 지위에 걸맞게 진상을 제대로 밝히라″고 요구하는 글이 올라왔습니다.

오늘 국회에 나온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법무부의 반대로 항소를 못 했다는 수사팀의 주장은 객관적 사실에 근거한 게 아니라며, 특검이든 국정조사든 국회의 결정을 수용할 수 있다고 반박했습니다.

그러면서 일부 검사들의 집단행동이 적절한 것인지도 검토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정성호/법무부 장관]
″개별 사건의 항소 포기의 적정성 여부는 검찰 내부에서 논의해도 저는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문제를 가지고 집단행동을 하고 검찰 조직 전체에 어쨌든 지휘력을 상실시키는 것은 매우 부적절하다고 보고 있고요.″

노만석 총장 대행의 퇴임식은 내일 오전 비공개로 열릴 예정입니다.

MBC뉴스 이혜리입니다.

영상편집: 장동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