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나세웅

[단독] '조지아 구금' 3백 명 집단 소송 돌입‥불법구금 뚜렷한 진술서 확보

입력 | 2025-11-18 20:24   수정 | 2025-11-18 2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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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두 달 전 있었던 미국 조지아주 무더기 구금사태와 관련해, 피해 노동자 대부분인 3백여 명이 본격적인 집단소송을 앞두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MBC가 입수한 피해 진술서에는 그날의 야만적이고 불법적인 단속으로 입은 피해가 고스란히 나타나 있는데요.

나세웅 뉴욕 특파원의 단독 보도입니다.

◀ 리포트 ▶

지난 9월, 미국 이민당국에 체포됐던 한국인 최 모 씨가 휴대폰으로 찍은 사진입니다.

작업화를 신은 발목엔 족쇄가 채워졌고, 양 손목은 수갑으로 묶였습니다.

수갑 자국이 선명한 손목은 빨갛게 부어올랐습니다.

MBC가 입수한 14장 분량 피해 진술서에서 최 씨는 당시 ″손목이 끊어질 것처럼 뼈까지 아팠다″, ″허리를 묶은 쇠사슬이 조여 와 숨 쉬기도 어려웠다″고 증언했습니다.

구금 시설에선 ″너무 추워 뜬눈으로 밤을 지새웠다″면서, ″샤워장과 화장실이 개방돼 있어, 나체와 용변 보는 모습을 여자 간수에게 보여야 했고, 수치스러웠다″고 기록했습니다.

구금 피해자 304명이 미국 이민국에 집단 소송을 내기 위해 이처럼 피해 진술서를 작성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규정대로 B1 비자를 받아 일하다 수감됐던 한 노동자는 이민 심사관이 ″공사 현장에 있었기 때문″이라는 답만 했다고 기억했습니다.

합법적으로 일했는데도 이유 없이 끌고 갔다는 사실을 실토한 셈입니다.

[김 모 씨/구금 피해자]
″왜 제가 여기 구금돼 있는지 본인들도 몰라요. 그냥 얘기한 게 ′로케이션′(위치 때문)이라고 했어요.″

두 달이 넘은 지금까지도 미국 측은 설명도 사과도 없습니다.

많은 이들이 억울하게 허리 부상과 불면증 같은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김 모 씨/구금 피해자]
″정신과 상담을 받으신 분도 꽤 계시고… 기억하고 싶지 않은 기억인 것 같아요.″

피해자들은 소송을 통해 불법 체포와 과도한 물리력 행사, 인권 침해 같은 미국 측의 명백한 잘못을 확인할 계획입니다.

[김 모 씨/구금 피해자]
″돈 받자고 하는 게 아니에요. 정당하지 않다면 당연히 사과를 해야 되는 부분인 거고…″

한국인 구금 피해자들뿐만 아니라 미국 인권단체도 소송을 별도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미국 이민 당국의 주장처럼 체포와 구금이 적법했는지는 이제 미국 법정에서 가려질 것으로 보입니다.

뉴욕에서 MBC뉴스 나세웅입니다.

영상취재: 안정규(뉴욕) / 영상편집: 이정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