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송재원

청문회 앞두고 '기습' 보상안 발표‥"2만원 깎아주니 명품 사라"?

입력 | 2025-12-29 19:56   수정 | 2025-12-29 2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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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개인정보 유출 사태를 일으킨 쿠팡이, 피해 고객 한 사람당 5만 원씩 쿠팡 이용권을 주겠다는 보상안을 발표했습니다.

국회 청문회가 다가오자, 김범석 의장의 뒤늦은 사과가 나온 데 이어, 석연찮은 보상안을 내놓은 건데요.

그런데 내용을 보면 정말 피해를 보상해 준다기보단, 쿠팡을 다시 이용하면서 오히려 돈을 더 써달라는 유인책에 가까워 보인다는 비판이 나옵니다.

송재원 기자가 보도합니다.

◀ 리포트 ▶

국회 연석 청문회를 하루 앞두고, 쿠팡이 고객 보상안을 전격 발표했습니다.

29일 만에 김범석 의장의 지각 사과에 이어, 기습적으로 1인당 5만 원 상당의 이용권을 지급하겠다고 약속한 겁니다.

역대 최악의 보안 사고로, 우리나라 성인 사실상 전원이 피해자인 만큼, 총액 규모는 1조 6천억 원에 달합니다.

그런데, 내용을 뜯어보면 고객이 실질적으로 금전적 보상을 받긴 어려워 보입니다.

쿠팡과 쿠팡이츠에 각각 5천 원, ′쿠팡 트래블′의 여행상품과, 쿠팡의 명품 쇼핑 서비스 ′알럭스′ 각각 2만 원씩 나눠 지급하기 때문입니다.

쿠팡 트래블에서 비교적 저렴한 국내 상품은 10만 원대.

수족관 입장권도 3만 원이 넘습니다.

′알럭스′의 뷰티·패션 상품도 대부분 수십만 원대고, 가장 싼 패션 상품이 3만 원짜리 양말입니다.

쿠팡이 준다는 2만 원짜리 이용권만으로는 사실상 살 게 거의 없습니다.

소비자가 보상을 받으려면, 2만 원 아끼려고 여행 상품이나 명품을 구입해 오히려 쿠팡에 돈을 더 내야 하는 상황입니다.

[강병숙]
″명품 그거 저희가 살 리도 없고, 그거 2만 원 쓰자고 그 고가를 살 필요는 없다고 생각하거든요.″

[이해창]
″사실은 쿠팡의 ′쿠페이 머니′나 ′쿠팡 와우′에 쓸 수 있는 걸로 제공해 줬다면‥″

이미 탈퇴한 고객들이 보상을 받으려면 쿠팡에 다시 가입해야 합니다.

이름만 보상일 뿐, 이른바 ′탈팡′ 고객을 다시 가입시키고, 이용률 낮은 서비스를 쓰게 하려는 판촉 행사와 다를 바 없는 겁니다.

[목진혁]
″쿠팡에 어느 정도 고객들을 다시 잡기 위한 상술이라고 생각이 드는 부분입니다.″

이번 보상안을 발표하며 해롤드 로저스 쿠팡 임시대표는, ″고객 중심주의를 실천하고, 고객이 신뢰하는 기업으로 거듭나겠다″고 말했습니다.

판촉 행사 같은 꼼수 보상이라는 지적에 대해 쿠팡 측은 아무 입장도 밝히지 않았습니다.

MBC뉴스 송재원입니다.

영상취재: 장영근 / 영상편집: 김은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