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전, 지방선거 당시 서울시당 공천관리위원이었던 더불어민주당 강선우 국회의원이 자신의 보좌관이 1억 원을 전달받은 정황을 토로하는 녹취 파일을 MBC가 입수했습니다.
함께 대응책을 논의한 인물은, 당시 공천관리위원회 간사였던 김병기 원내대표였습니다.
MBC는 녹취파일과 취재를 통해 강 의원에게 금품을 건넨 인물이 누군지, 왜 금품이 오갔는지를 파악할 수 있었습니다.
김정우 기자의 단독보도입니다.
◀ 리포트 ▶
제8회 지방선거를 앞두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당의 기초·광역의원 후보 3차 공천 결과가 나오기 전날인 2022년 4월 21일.
당시 공천관리위원회 간사를 맡고 있던 김병기 의원과 공관위원이었던 강선우 의원이 모여 1억 원에 대한 대화를 나눕니다.
[김병기/당시 민주당 서울시당 공천관리위원회 간사 - 강선우/당시 민주당 서울시당 공천관리위원 (2022년 4월 21일 오전)]
″어쨌건 1억, 이렇게 뭐 그 돈을 갖다가 받은 걸 사무국장이 보관하고 있었다는 거 아닙니까. 일반인들이 이해하긴 쉽지 않은 얘기들이거든요. <그렇죠 그렇죠. 정말 그냥 아무 생각이 없었던 거죠 정말로.>″
강선우 의원의 보좌관이 당시 강 의원 지역구에 서울시의원 출마를 준비 중이던 김경 시의원으로부터 1억 원을 받아 보관 중이라며, 강 의원이 김병기 의원에게 도움을 요청한 겁니다.
[김병기/당시 민주당 서울시당 공천관리위원회 간사 - 강선우/당시 민주당 서울시당 공천관리위원 (2022년 4월 21일 오전)]
″우리가 공관위원이기 때문에 이거는 아흐… 어떻게 하다가 그러셨어요 이게. <제가 어떻게 하면 될까요.>″
그러자 김병기 의원은 도와줄 수 없다고 말했고, 강선우 의원은 ″살려달라″고 호소합니다.
[김병기/당시 민주당 서울시당 공천관리위원회 간사 - 강선우/당시 민주당 서울시당 공천관리위원 (2022년 4월 21일 오전)]
″돈에 대한 얘기를 들은 이상은 제가 도와드려서도 안 되지만, 정말 일이 커집니다. 법적인 책임뿐만이 아니고… 어쩌자고 저한테 그걸 상의하셔 가지고 진짜. <의원님 저 좀 살려주세요.>″
강 의원은 김경 시의원으로부터 연락받은 내용을 김병기 의원에게 설명하며, 당시 공천 문제와 1억 원이 연관되어 있음을 시사했습니다.
[강선우/당시 민주당 서울시당 공천관리위원 (2022년 4월 21일 오전)]
″딱 ′결과′가 나자마자, 그렇게 하겠다 하자마자 그게 실시간으로 다 전달이 되고. 김경이 OOO(보좌관)한테 전화 와가지고 그렇게 얘기를 한 거예요.″
실제로 당시 민주당 공관위원을 지낸 인사는 MBC에 다주택자였던 김경 시의원에 대한 논란이 공관위 내부에서 있었다고 증언했습니다.
강선우 의원은 또, 김병기 의원에게 상대방이 돈을 돌려받지 않으면 어떡하냐는 취지로도 물었습니다.
[강선우/당시 민주당 서울시당 공천관리위원 - 김병기/당시 민주당 서울시당 공천관리위원회 간사 (2022년 4월 21일 오전)]
″만약에 안 받는다고 하면 <그거는 뭐 의원님이 보셔가지고 던져놓고 나오든지 어떻든지 하셔야 되는 거지. 그거는 뭐 의원님께서 해결해야 될 문제입니다.>″
강 의원의 눈물 섞인 발언이 계속되며 28분 56초 분량의 녹취는 마무리됐습니다.
[강선우/당시 민주당 서울시당 공천관리위원 - 김병기/당시 민주당 서울시당 공천관리위원회 간사 (2022년 4월 21일 오전)]
″제가 어쩌다가 이렇게 됐을까…<예 이게> 정말 이런… 이런 사람이 아닌데. 하 진짜 어쩌다 이렇게 됐을까…″
이에 대한 MBC 질의에 강선우 의원 측은 ″현금이 전달된 사실을 인지하고 놀랐다″며 ″보고 후 처리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 그 즉시 공관위 간사에게 보고했고, 다음 날 재차 보고 후 곧바로 반환을 지시했다″는 입장을 보내왔습니다.
녹취에서 1억 원을 보관 중인 걸로 지목된 강 의원의 전직 보좌관은 ″답변드릴 게 없다, 모르는 일″이라고 답했고, 김경 시의원도 ″전혀 모르는 일″이라고 밝혀 왔습니다.
MBC뉴스 김정우입니다.
영상편집: 임혜민
◀ 앵커 ▶
지금 보신 것처럼 강선우 의원은 김경 시의원이 자신의 보좌관에게 1억 원을 보내온 사실을 인정했습니다.
그런데 이튿날, 김경 시의원은 강서구 지역구 시의원 후보로 단수공천됐습니다.
1억 원이 오간 정황이 뚜렷한데도, 공천 배제를 하지 못했는데요.
이어서 김상훈 기자 단독 보도입니다.
◀ 리포트 ▶
김병기 의원은 난처하다는 듯 ′못들은 걸로 하겠다′며 대화를 이어갔습니다.
[김병기-강선우]
″안 들은 걸로 하겠습니다… 합당한 이유가 없다면 통과시킬 수 없다. 왜냐면 이거에 대해서 안 이상은 내가 어떤 행동을 취하더라도 묵인하는 거 아니겠어요?″
30분간 대화에서 김병기 의원은 ′사실상 자신을 끌어들인거다′라면서도, ′알게 된 이상 묵인할 수 없다′고 답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