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이기주

김병기 '상식 밖 대응'으로 화 키워‥결국 본인과 가족 수사 선상에

입력 | 2025-12-31 20:07   수정 | 2025-12-31 2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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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김병기 의원은 각종 권력형 특혜 의혹이 불거질 때마다 이를 보도한 언론을 공격하거나 본질에서 벗어난 여론전으로 국면을 전환 시켜 왔습니다.

지난 6개월 동안 써 온 이 같은 방식이 공천헌금 1억 원 수수 논란에는 더 이상 통하지 않았는데요.

그동안의 비상식적인 대응이 화를 키웠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이기주 기자입니다.

◀ 리포트 ▶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의원은 원내대표에서 물러나는 순간에도 뒤끝을 남겼습니다.

[김병기/더불어민주당 의원 (어제)]
″하나의 의혹이 확대·증폭되어 사실처럼 소비되고, 진실에 대한 관심보다 흥미와 공방의 소재로만 활용되는 현실을…″

이어진 의원총회에서는 그동안 각종 의혹을 폭로했던 전직 보좌진들에 대한 반감을 숨기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하지만 김병기 의원을 둘러싼 논란은 김 의원 스스로 키웠다는 지적이 당 안팎에서 나오고 있습니다.

지난 6월 원내대표 선거를 앞두고 터진 장남 국정원 취업청탁 의혹부터, 김 의원이 냉정하게 대응했더라면 지금처럼 벼랑 끝에 몰리지는 않았을 거라는 겁니다.

당시 김 의원은 의혹의 본질에 집중하기보다, 이를 보도한 기자의 좌표를 찍거나 홍장원 전 국정원 차장과 유튜브 방송을 돌며 ′제보자가 국정원에 있을 것′이라는 황당한 음모론을 펴는데 급급했습니다.

[김병기/더불어민주당 의원 (지난 6월, 유튜브 ′이동형TV′)]
″(국정원) 현역에서 유출되면 더 큰일 난 거고요. 아니면 전직하는 애들이 언젠가 써먹으려고 이거 가지고 나갔을 수 있는 거거든요. 그럼 자료 유출 문제가 생깁니다. 이 자료를 가지고 나왔을 정도면요, 상당히 예민한 자료를 갖고 나갔을 수 있어요.″

차남의 대학편입 특혜 의혹에는 언론 폄하 발언을 쏟아내기 바빴고, 대한항공 숙박권 논란에는 ′다른 의원실도 받는다′는 식의 해명으로 동료 의원들의 빈축을 샀습니다.

급기야 배우자의 구의원 업무추진비 유용 의혹에는 김 의원이 직접 증거인멸을 교사하는 듯한 발언을 한 사실이 드러나 파장을 키웠습니다.

[김병기/더불어민주당 의원]
″여자 두 명이거든. 김병기 의원실인데요. 혹시라도 뭐 CCTV 이런 거 뭐 이렇게 얘기 나오고 그러면 절대 저 보여주지 마셔라.″

여기에다 현금 1억 원 공천거래 시도를 묵인한 충격적인 정황까지 공개됐지만, 민주당은 당내 윤리감찰단 조사 대상에서 김병기 의원을 제외했습니다.

이에 대해 민주당 핵심관계자는 ″결국엔 수사로 갈 사안 아니냐″며 ″엊그제 물러난 원내대표를 감찰까지 하는 건 너무 가혹하다″고 말했습니다.

앞서 주변 의원들에게 든든한 우산이 돼 달라며 온정주의에 호소했던 김병기 의원.

당내 감찰은 가까스로 면했지만, 경찰의 전방위 수사는 김 의원 본인은 물론 가족들도 피하기 어려워 보입니다.

MBC뉴스 이기주입니다.

영상취재 : 박지민 / 영상편집 : 김현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