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투데이손하늘

"강제추행 당했다" 신고에‥가해자 "너였냐?"

입력 | 2025-08-06 06:28   수정 | 2025-08-06 0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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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여자 장교가 남자 상관에게 성폭력을 당했단 신고가 육군에 들어왔습니다.

◀ 앵커 ▶

장기복무 신청을 빌미로 여러 차례 추행을 당했단 건데, 경찰이 수사에 나섰습니다.

손하늘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지난 5월, 육군 72사단에서 성폭력이 발생했다는 신고가 접수됐습니다.

5월 12일 경기도 양주에서 열린 부대 회식에서 ′강제 추행이 있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피해자는 초급 장교, 가해자로 지목된 남성은 직속 상관인 중령이었습니다.

여군 장교는 ″장기복무 신청을 두고 얘기를 하다 갑자기 강제 추행을 당했다″며, ″손을 밀어냈지만 일행이 자리를 비우자 추행이 계속됐다″고 토로했습니다.

처음도 아니었다고 합니다.

석 달 전인 2월 4일, 인천 을왕리에서 진행된 부대 워크숍에서도 ′장기복무 신청′을 빌미로 추행을 당했다고 털어놨습니다.

[피해 장교(군 성고충심의위원회 진술, 음성변조)]
″(강제추행이) 처음이 아니었고, 제가 계속 스트레스를 받다가 ′계속 있다가는 더 큰일이 날 수도 있겠다′ 싶어서…″

하지만 신고가 접수된 뒤에도 72사단은 가해자-피해자 분리라는 기본 조치도 바로 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피해 장교에게 해당 중령이 전화를 걸어왔습니다.

[피해 장교(군 성고충심의위원회 진술, 음성변조)]
″(해당 중령이)′네가 신고한 거냐, 너만 감찰 조사 안 받았으면 너가 신고한 거 맞네′ 이런 식으로 말씀을 하셨다가…″

문자메시지와 카카오톡, 텔레그램까지 연락이 계속됐다고 합니다.

[피해 장교(군 성고충심의위원회 진술, 음성변조)]
″(해당 중령이)′이때까지 좋았던 시간들이 있었는데 자기가 너무 너무 바보 같았다, 용서를 해 달라′(연락을 계속 했습니다)″

결국 육군이 해당 중령을 임시 분리 조치한 건 5월 26일, 사건이 벌어지고 2주 뒤, 그마저도 피해자가 요청한 뒤였습니다.

피해 장교는 경기북부경찰청에 해당 중령을 강제 추행 혐의로 고소했습니다.

임시 분리 조치됐다던 중령은 이후 엿새간 사단장으로부터 휴가를 받았습니다.

MBC뉴스 손하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