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투데이이상민

수출 때마다 미국에 '로열티'‥"50년 노예 계약"

입력 | 2025-08-20 06:46   수정 | 2025-08-20 0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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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윤석열 정부는 집권 초기부터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을 비판하며 원전 수출에 집중했습니다.

특히, 체코 원전은 윤 전 대통령이 직접 챙기며 공을 들였는데, 이렇게 당장의 원전 수출 성과에 집착하다 보니 장기적으로 불리한 조건에도 합의할 수밖에 없었을 거란 지적이 나옵니다.

이상민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작년 7월 한전·한수원이 체코 원전 우선협상자로 선정된 바로 다음 날, 윤석열 당시 대통령은 ″유럽 원전 수출의 교두보가 마련됐다″고 반색했습니다.

[윤석열 전 대통령 (작년 7월 18일, 민생토론회)]
″어젯밤 체코에서 기쁜 소식이 왔습니다. 2009년 UAE 바라카 원전 수주 이후 15년 만에 쾌거이고…″

24조 원대 사업을 따냈다는 외교적 성과에 국정 지지율도 일부 회복됐습니다.

윤 전 대통령은 비상계엄 선포 이유의 하나로 들 정도로 이후에도 체코 원전 사업에 공을 들였습니다.

[윤석열 전 대통령 (작년 12월 12일)]
″원전 생태계 지원 예산을 삭감하고 체코 원전 수출 지원 예산은 무려 90%를 깎아버렸습니다.″

한전·한수원은 웨스팅하우스와 합의하며, 원전 수주의 마지막 걸림돌을 치울 수 있었는데, 내용은 철저히 비공개에 부쳐졌습니다.

[황주호/한국수력원자력 사장 - 김정호/더불어민주당 의원]
″<윤석열 당시 대통령이 빨리 체코 원전 계약을 맺기 위해서는 이 걸림돌을 제거하라라고 해서… 사실상 노예계약 아닙니까?> 동의할 수 없습니다.″

한전·한수원은 합의 내용이 불리하지 않다고 주장하지만, 전문가들 지적은 다릅니다.

미국이 명백히 원천기술을 가진 상황에서, 무리하게 원전 수출 성과를 내려다, 불리하게 합의해 줄 수밖에 없었을 거라는 겁니다.

[박종운/동국대 에너지전기공학과 교수]
″제일 문제는 윤석열 정부에서 원전 수출에 목을 매서 불리한 방향으로 갔고 한수원은 영합을 한 거지…″

계약 기간도 논란입니다.

앞으로 50년간 원전을 수출할 때마다, 아무 역할도 하지 않는 웨스팅하우스에 우리 몫 일부를 떼어줘야 하는 겁니다.

[황주호/한국수력원자력 사장 - 정진욱/더불어민주당 의원]
″50년 계약은 식민지 계약할 때 하는 겁니다. <원자력 사업은 워낙에 한 기 지으면 60년 80년 가는 것이기 때문에…> 이게 지금 원자력 건설 계약이에요? 웨스팅하우스가 발주했어요?″

대통령실은 국민적 의구심을 해소할 수 있도록 진상 파악을 지시했습니다.

김민석 국무총리는 ″정부 차원의 상황 파악에 들어갔다″고 설명했고, 더불어민주당은 국회 차원의 진상조사를 예고했습니다.

MBC뉴스 이상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