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이 MBC 등 언론사 5곳을 언급하면서 ″밤 12시에 경찰이 진입하면 협력해서 조치를 취하라″고 말했다고, 재판에 나온 허석곤 당시 소방청장이 밝혔습니다.
윤상문 기자입니다.
◀ 리포트 ▶
허석곤 전 소방청장은 비상계엄 선포 후 이상민 당시 행정안전부 장관이 전화를 걸어 먼저 ″단전단수 요청을 받은 것이 있느냐″고 물었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이 전 장관이 MBC와 JTBC, 한겨레, 경향, 김어준의 뉴스 공장 이렇게 다섯 곳을 빠른 말투로 지목했다고 기억했습니다.
그러면서 ″24시에 이 언론사들에 경찰이 투입되거나 진입하는데 연락이 오면 협력해서 조치를 취하라″고 말했다고 증언했습니다.
때문에 경찰이 진입을 시도할 때 언론사 내부에 있는 사람들이 저항하면 단전단수 등으로 경찰을 지원하라는 취지로 이해했다고 합니다.
허 전 청장은 옛날에 성을 공격하면 성 안에 물을 끊고 쌀을 끊고 하지 않나며 그래서 단전단수 요청을 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습니다.
단순히 언론사 건물의 기능만을 무력화시키려는 의도가 아니었다는 뜻입니다.
그래서 통화가 끝난 뒤 간부들에게 ′단전단수가 소방청의 의무인지′ 되묻기까지 했습니다.
하지만 이 전 장관 측은 ″이 전 장관이 탁자 위에서 단전단수 문건을 보지 못했거나, 봤더라도 외면하고 허 전 청장에게 전화하지 않았다면 직원들이 고통을 겪지 않았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단전단수 문건을 멀리서 보고, 안전 사고가 걱정이 돼 전화한 것이라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습니다.
그러자 재판부는 허 전 청장에게 ″언론사에 경찰이 투입될 경우 인명 사상에 주의해달라거나 안전조치를 해달라는 당부를 들은 적 있냐″고 물었고 허 전 청장은 ″그 부분은 기억이 없다″고 답변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