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처럼 외환·통화 정책 당국자들이 자주 만난 적이 외환위기 당시 말고 또 있었을까 싶습니다.
몇 가지 정책은 발표까지 했습니다.
만기 1년 이하 단기 외화부채를 가진 은행에 부과하던 부담금을 내년 상반기 면제하는데, 달러 빌리는 비용을 낮추는 효과를 기대한 조치입니다.
은행이 가진 달러를 한국은행에 보관하면 높은 금리를 붙여 주기로 했습니다.
해외 기관에 있는 달러를 한국으로 가져오라는 뜻입니다.
금융위원회도 외국 증권사 계좌만 가져도 국내 주식을 사는 것을 허용하기로 했습니다.
주식 투자 자금, 곧 달러를 유인하기 위한 조치입니다.
대통령실은 해외에 둔 달러를 국내로 가져와 달라 대기업에 요청하고, 금융위는 해외 주식 투자에 과도한 혜택을 주지 말라는 경고한 것도 지난주 일입니다.
당장의 달러 살 사람을 줄이고, 달러를 팔 사람을 늘리려는 조치입니다.
◀ 앵커 ▶
국민연금까지 활용하기로 한 거 같은데 어떻게 하기로 한 겁니까?
◀ 기자 ▶
논란이 됐던 환헤지, 국민연금이 해외투자하기 위해 필요한 달러를 살 때, 헤지를 하는 비중을 높이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통화스와프, 국민연금이 해외 자산을 살 때 필요한 달러를 한국은행이 보유한 외환에서 빌려 쓰기로 한 조치는 해외투자를 해야 하는 국민연금이 필요한 달러를 시장에서 구하지 않거나, 구하더라도 그 효과를 없애는 조치를 동시에 취하면, 그만큼 달러 수요가 사라지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를 한 조치입니다.
최근 급등한 환율을 위기 신호로 볼 수 없다는 것이 통화당국의 일관된 설명입니다.
그런데도 대책을 서두르는 것은, 높은 환율이 불러올 수 있는 잠재적 위험에 대비하는 차원입니다.
환율 상승으로 석유 같은 수입품 물가는 이미 영향을 받았고, 수출 기업이나 해외 자산을 가진 사람들만 이익을 보는 상황도 사회 통합을 해칠 수 있다는 판단이 깔려있습니다.
◀ 앵커 ▶
은행·기업, 국민연금까지 달러를 많이 가지고 있는 기관들에 거의 모든 대책을 취하도록 한 건데 효과가 있을까요?
◀ 기자 ▶
시장을 당장 안정시킨 효과가 있어보입니다.
지난주 한 때 1480원을 넘었던 원·달러 환율, 당국의 분주한 움직임 속에 1470원대로 내려갔습니다.
하지만, 1달 평균을 보면, 12월 환율은 1470원을 넘어서 한달전보다 올랐습니다.
불과 6개월 전보다 10% 가까이 올랐고,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상호관세 부과했던 지난 4월 수준이고, 또 1997년 외환위기 회복기와 비슷한 수준에 있습니다.
국민연금을 통한 조치들은 연금 입장에서도 필요한지, 수익률 낮추는 것 아닌지, 논란이 이어질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수급을 줄이고 늘리는 임시방편으로 해결할 상황인지부터 의심스럽습니다.
◀ 앵커 ▶
그렇다면 장기적 해결책이 있을까요?
원·달러 환율이 과거처럼 1100원, 1200원대로 돌아가기 힘들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대책이 필요해 보이는데, 근본적인 해결책이 있을까요?
◀ 기자 ▶
큰 틀에서 보면, 달러 수요가 전보다 늘어난 환경부터 인정을 해야 할 것입니다.
우리나라 달러 수급을 단순화하면, 반도체·자동차 팔아서 번 달러로, 석유처럼 필요한 수입품을 샀습니다.
이 거래에서 흑자를 봐서 남는 달러가 있었기 때문에 한국은행이 외환보유고를 늘려왔습니다.
최근 일어난 큰 변화는 반도체·자동차·2차 전지 돈을 버는 기업들 너나할 것 없이 미국을 비롯한 해외 투자하는 금액이 크게 늘어난 것에서부터 출발했습니다.
미국과 관세 협상으로 내년부터 정부도 전에 없이 한해 200억 달러 투자해야 합니다.
정부가 감당할 규모라고 확언하지만, 전에 없던 달러 수요가 생긴 것은 분명합니다.
개인들의 해외 주식 투자도 달러 수요에 부담을 준 것이 사실이지만, 원인이라기 보다는 높은 수익률, 성장률로 전 세계 자금을 빨아들이는 미국 거시정책에 반응한 결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국가경쟁력 높이는 것이 근본 해결책이라는 구윤철 부총리 말이, 공허한 수사에 그치게 될지, 정책의 근간을 되새기는 말이 될지, 지켜봐야겠습니다.
◀ 앵커 ▶
물론 외부환경에 휘둘릴 수밖에 없는 경제구조이긴 하지만 책임 있는 분들이 거시적이면서도 세밀한 정책을 준비해주면 좋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