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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황지
제2의 플래시몹?‥야밤의 술래잡기 '경도' 열풍
입력 | 2026-01-20 19:55 수정 | 2026-01-20 2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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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어릴 적 추억의 놀이 중에 술래잡기랑 비슷한 경찰과 도둑 놀이 해보셨나요?
요즘 사람들은 줄여서 ′경도′라고 부릅니다.
최근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서로 잘 알지 못하는 사람끼리 만나 이 ′경도′를 하는 게 인기라고 하는데요.
사람의 온기, 인간관계에 대한 갈증이 인기요인이라는 분석도 나옵니다.
최황지 기자가 놀이 모임 현장에 가봤습니다.
◀ 리포트 ▶
어제저녁 전남 여수의 한 공원.
영하의 날씨에 강풍이 부는 텅 빈 공원에 사람들이 모이기 시작합니다.
이윽고 80여 명이나 모이더니 경찰과 도둑으로 나뉩니다.
″경찰 11명, 11명 뽑겠습니다. 선착순 앞으로 일렬로.″
서로 이름도, 나이도 모르지만 ′완장 찬 경찰이 도둑을 잡는′ 술래잡기 게임이 시작됩니다.
최근 유행하고 있는 ′당근 경도 게임′인데, 중고거래 플랫폼인 당근마켓의 모임기능을 통해 익명의 사람들이 한 장소에 모여 술래잡기만 하고 헤어지는 겁니다.
[박함성/중학교 3학년]
″요즘 휴대폰 게임도 많으니까 이런 걸 할 시간이 없잖아요. 오랜만에 이런 걸 해보고 싶고 막상 해보니까 자주 나오게 되는 것 같아요.″
1-20대 위주로 시작했다 최근엔 30대나, 가족 단위 참가도 늘었습니다.
[문지후/초등학생]
″평소에 이런 게임을 안 해봤는데 모르는 사람이랑 하니까 좀 더 재밌었던 것 같아요.″
지난해 말부터 시작된 당근앱의 경찰과 도둑 검색량은 23배, 모임 일정도 수천 건으로, 15배나 급증했습니다.
[조지성/게임 주최자]
″처음에는 인스타나 SNS에서 유행해서 시작했지만 이제 동네 이웃과의 연결고리여서 이웃들끼리 가끔 인사도 하고…″
SNS와 보여주기 문화에 익숙한 MZ 세대의 놀이 문화라는 분석도 있지만, 온라인 소통에만 매몰된 현실에 대한 반작용이라는 해석도 나옵니다.
[최항섭/국민대 사회학과 교수]
″사람들끼리 관계가 많이 해체가 되고, 이런 고독감이 또 느껴지고 그래서 결국은 다른 사람들을 만나러 이렇게 밖으로 나오는 거죠. 그런데 이제 어떤 과거의 공동체처럼 너무나도 이런 좀 강한 연대는 부담스럽고…″
게임이 끝나면 모두 같이 뒷정리도 하지만, 뒤풀이 같은 친목 모임은 없습니다.
현장에 있는 물과 핫팩, 비상약품 등이 구비 돼 있는데 운영자들과 참여자들의 자발적인 모금을 통해 마련됐습니다.
하지만 시민 산책로나 광장에서 벌어지는 야밤의 술래잡기이다 보니 소음과 안전사고 등 여러 우려 또한 제기되고 있습니다.
MBC뉴스 최황지입니다.
영상취재: 정은용(여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