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구승은

"평균적 법 감정으로도 계엄 위법성 알아"‥법관 출신 변명 일축했지만

입력 | 2026-02-12 19:56   수정 | 2026-02-12 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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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오늘 의아했던 건 재판부의 선고형량이었습니다.

특히 단전단수를 지시했지만 실행은 안 됐기 때문에 형을 감경한단 사유에 대해서는, 실행을 안 한 건 경찰과 소방인데 지시를 철회한 적도 없고 끝까지 혐의를 부인하며 반성조차 하지 않는 피고인에게 이렇게 형량을 깎아주면 어떡하냐는 비판이 나옵니다.

구승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 리포트 ▶

이상민 전 장관은 재판 과정에서 비상계엄이 선포된 그날 밤엔 위법성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했다고 항변해 왔습니다.

[이상민/전 행안부 장관(지난달 12일)]
″제가 도대체 무슨 이유로 무엇을 얻겠다고 내란에 가담하였다는 것인지 알 수가 없습니다.″

하지만 재판부는 계엄이 선포되자마자 국회로 달려온 시민들과, 소극적으로나마 지시를 거부한 군과 경찰을 언급하며 이 전 장관의 주장을 반박했습니다.

[류경진/재판장]
″더군다나 비상계엄이 선포되자 다수의 시민들이 국회로 모였고, 경찰의 지휘관들과 그 소속 인원들은 소극적으로 임무를 수행하며 그 지시를 사실상 거부하기도 했던 점에 비추어 볼 때‥″

법관 출신이자 고위 관료로서 이 전 장관이 12.3 비상계엄의 위법성을 몰랐다는 걸 납득할 수 없다고 판단한 겁니다.

[류경진/재판장]
″피고인이 평균적 법감정을 가진 사회 일반인으로서도 윤석열, 김용현 등의 비상계엄 선포 및 그에 따른 후속행위에 위헌·위법적인 요소가 있었음을 충분히 인식할 수 있었다고 보입니다.″

그럼에도 선고 형량은 특검팀이 요청한 징역 15년의 절반이 안 되는 징역 7년이었습니다.

언론사 단전·단수 시도를 지적하면서도 주도적인 위치에 있지 않았고 실제로 단전·단수로 이어지지 않은 점을 양형 사유로 삼았습니다.

[류경진/재판장]
″내란 중요 임무로 수행한 행위는 소방청에 대한 전화 한 통이고, 결과적으로 특정 언론사에 대한 단전·단수 조치가 실제로 이루어지지 않은 점 등을 고려하고‥″

헌법에 명시된 언론 자유를 강조하며 한 전 총리에게 중형을 선고한 재판부와 대조되는 장면이었습니다.

[이진관/한덕수 전 총리 1심 재판장(지난달 21일)]
″단전·단수 조치를 하면 그 업무 수행이 사실상 불가능해진다는 것은 분명합니다. 헌법에 의해 금지되는, 절대적으로 금지되는 언론 출판에 대한 허가·검열에 해당합니다.″

한 전 총리가 계엄 문건을 받은 게 맞다며 일부 위증 혐의를 인정했던 것과 달리, 이 전 장관은 끝까지 혐의를 부인했는데도 재판부는 양형 이유로 이 부분도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MBC뉴스 구승은입니다.

영상취재: 김희건 / 영상편집: 박초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