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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흥준
세상 울린 가방 속 컵라면‥못 지킨 '2인 1조'
입력 | 2026-05-28 20:25 수정 | 2026-05-28 2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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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서울 지하철 2호선 구의역에서 혼자 스크린도어를 고치다 숨진 김 군.
오늘로 고인이 세상을 떠난 지 꼭 10년입니다.
하지만 10년째 위험한 노동 환경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는 평가가 많은데요.
김흥준 기자입니다.
◀ 리포트 ▶
김 군이 숨진 구의역 9-4번 승강장.
스크린도어 유리벽에는 추모의 마음이 담긴 포스트잇이 올해도 빼곡히 붙었습니다.
[시민]
″조금이라도 잊지 않고 기억하기 위해서 이렇게 시간 내서 한번 오게 됐습니다.″
누군가는 도시락과 함께 컵라면도 가져다놓았습니다.
′천천히 먹어′라는 메모도 붙였습니다.
바삐 이동하느라 컵라면으로 끼니를 때운 고인에게 전하고 싶은 마음입니다.
[홍기인]
″너무 나이 어린 학생이 그렇게 됐으니까 너무 마음 아프지. 내 자식 같고 손자 같고… 그러니까 항상 마음은 안 좋죠.″
10년 전 오늘, 용역업체 노동자 19살 김 군이 구의역에서 스크린도어를 고치던 중 숨졌습니다.
혼자였던 터라 역사에 들어오는 열차를 보지 못했습니다.
2인 1조 작업 원칙이 지켜지지 않은 건 인력이 부족하다는 이유였습니다.
김 군 사망 이후 서울교통공사는 정비 노동자를 직접 고용했고, 인력도 늘려 그간 있으나마나했던 2인 1조 원칙을 현실화시켰습니다.
하지만 전부 다 이렇지는 않습니다.
지난해 12월 13일 오후 서해선 시흥대야역 승강장.
스크린도어 문이 모두 열려 있는데 선로에서 열차가 지나갑니다.
인명 피해는 없었지만, 이 상태는 20분 가까이 계속됐습니다.
해당 역사를 담당하는 역무원 1명이 쉬는 시간이어서 책임자가 아무도 없었던 겁니다.
[박현우/서울교통공사노조 부위원장 (오늘, 서울 구의역)]
″GTX-A와 공항철도, 의정부 경전철, 우이경전철, 신림선을 보십시오. 구의역에서 문제가 됐던 그 구조, 위험은 아래로 내려보내고 책임은 아무도 지지 않는 그 구조가 지금도 그대로입니다.″
′일하다 죽을 수 없다′, ′위험의 외주화 멈춰라′, 일하는 사람들의 외침은 10년째 반복되고 있습니다.
위험한 작업의 경우 2인 1조 작업을 의무화하자는 산업안전보건법 개정안은 여전히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1년 동안 일하다 숨진 노동자는 2248명.
올해 들어 3월까지만 113명이 일터에 나온 뒤 다시 가족을 만나지 못했습니다.
MBC뉴스 김흥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