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투데이이승지

소방차 막는 차 밀어버린다?‥민원 부담에 주춤

입력 | 2026-03-06 07:31   수정 | 2026-03-06 0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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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여중생이 숨진 서울 대치동 아파트 화재 피해가 컸던 건, 이중 주차된 차들에 소방차가 막혀서, 초기의 빠른 진압이 어려웠던 탓도 있습니다.

불법 주차된 차들 때문에 소방차 진입이 어려울 땐, 차들을 밀고 갈 수 있는 제도가 있지만, 막상 일선 소방관들이 이용하기는 쉽지 않다고 합니다.

이승지 기자가 그 현장을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불이 난 다세대주택 2층 창문에 한 여성이 위태롭게 앉아 있습니다.

소방차가 최대한 건물에 붙어보려 하지만 여의치 않습니다.

주차 공간 밖으로 나온 승용차 탓입니다.

상황이 점점 급박해지자 현장 소방 지휘관이 나섭니다.

소방차로 승용차를 밀어내고 건물에 바짝 붙인 뒤 여성을 구조했습니다.

주정차 차량이 긴급 출동을 방해하는 경우는 부지기수입니다.

최근 5년간 서울소방이 단속한 불법 주정차만 2천4백여 건입니다.

[김정현/서울 서대문소방서 소방대원]
″불법 주정차로 인해 1분이라도, 저희한테는 누군가한테는 평생의 시간이 될 수도 있습니다.″

긴급 출동에 장애가 되는 차량을 강제로 치워버리는 훈련도 자주 하고 있습니다.

길을 막고 있으면 소방차로 밀어내 통로를 만들어 돌파하는 ′강제 밀기′, 소방차가 차량을 부수더라도 그대로 좁은 골목을 통과하는 ′강제 진입′이 대표적입니다.

소화전 인근 5미터 이내에는 주정차가 금지돼 있는데요.

이렇게 소화전을 가로막고 있는 차량도 강제 처분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강제 처분은 소방기본법이 보장하는 소방관의 권한입니다.

1초라도 빨리 도착해 생명을 살리기 위한 고육책이지만 결정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민원과 소송 부담 때문입니다.

[김석진/서울 서대문소방서 대응총괄팀장]
″적법하게 주차된 차량인지 판단하는 게 사실 어렵고 그런 상황에서 내가 만약에 이 차량에 강제 처분을 했었을 때 그 후속 조치에 대한 부담이…″

최근 5년간 강제 처분한 사례가 전국적으로 5건에 그친 이유입니다.

서울소방은 대원들이 부담을 덜 수 있도록 보상 대응 전담팀을 더욱 적극적으로 운영하기로 했습니다.

MBC뉴스 이승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