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투데이이성일

[뉴스 속 경제] 우크라에 중동까지‥전쟁 끝나도, 고유가 계속?

입력 | 2026-03-30 07:42   수정 | 2026-03-30 0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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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월요일마다 만나는 ′뉴스 속 경제′ 시간입니다.

중동 전쟁으로 전 세계 경제가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문제는 전쟁이 끝나더라도 이 어려움이 계속될 거라는 건데요.

왜 그런 비관적 전망이 나오는 건지, 이성일 경제 전문기자와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중동 전쟁이 딱 한 달이 됐습니다.

지금까지 세계 경제가 입은 피해, 좀 정리를 해볼까요?

◀ 기자 ▶

국제 유가 크게 올랐습니다.

그런데, 고통의 강도는 나라마다 다릅니다.

주가지수가 충격을 종합해 보여주는 지표라고 한다면, 원유·가스 수급 불안이 큰 한국, 일본, 유럽이 미국보다 큰 타격을 받았습니다.

이란·러시아 같은 대체 수입선 있는 중국이 받은 충격이 가장 덜했습니다.

원유 가격 급등했지만, 상승률 기준으로 보면 액화천연 가스 상승세보다 사정이 낫고, 비축 물량 거의 없는 항공유와 비할 바 아닙니다.

최근에는 석유화학 제품 원료인 나프타 공급 부족 현상까지 가시화하면서, 지난 한 달간 충격은 예고편에 불과하다는 비관론까지 고개를 들고 있습니다.

◀ 앵커 ▶

중동에서 전쟁은 여러 차례 있었잖아요?

이번 전쟁 충격을 더 크게 보는 이유는 어디에 있나요?

◀ 기자 ▶

국제법 지키려는 노력조차 없고, 그동안 금기를 모두 깨뜨린 파괴적 공습 양상 때문입니다.

첨단 미사일이 물과 전기를 만드는 시설을 타격하면서, 민간인들의 일상을 위협하는 일이 일상이 됐습니다.

세계 경제 관점에서 보면, 정유·가스 생산 시설을 파괴하고, 지정학적 측면에서 중동과 동의어라 할 수 있는 ′원유·가스 채굴 시설′까지 상호 공격대상이 됐습니다.

9개 나라에 있는 주요 에너지 시설 40곳이 심각한 피해를 입었습니다.

″1970년대 오일쇼크와 2022년 러시아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가스 공급 충격을 합쳐 놓은 수준″이라는 국제에너지 기구의 평가가
그 심각성을 잘 보여줍니다.

◀ 앵커 ▶

에너지 생산하는 기반 시설 파괴가 심각해서 당장 전쟁이 끝나도 후유증이 오래갈 것 같네요?

◀ 기자 ▶

대표적 사례가 전 세계 가스 공급량의 20%를 생산하고 카타르 가스전·라즈 라판 액화천연 가스 생산 시설의 파손입니다.

보수 작업에 3년 넘게 필요하고, 그동안 생산 차질이 불가피합니다.

대체 생산지가 마땅치 않다는 점에서 물량 확보, 가격 모두 오랫동안 어려울 수밖에 없습니다.

카타르산 가스는 주로 동아시아 국가들이 가져갔지만,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로는 러시아산 가스를 대신할 에너지원이 필요했던 유럽도 고객이 됐습니다.

호르무즈 해협 상황도 걱정입니다.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을 지나가는 유조선에 통행료를 부과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해협을 수에즈 운하에 빗대, 한 척에 2백만 달러 30억 원을 부과하면 연간 1천억 달러 150조 원 넘는 통행료 수입을 거둘 것이라는 계산까지 마쳤습니다.

계획이 ″불법이라 용납할 수 없다″고 잘라말한 미국도, 우방국에게 청구서 내밀 태세라는 사실이 걱정입니다.

당장은 국제사회의 시큰둥한 반응에 접었지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파병을 요청했고, 이 때 ″원유를 수입하는 나라가 해협의 안전을 직접 책임져야 한다″는 속내를 드러낸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이 전쟁의 정당성, 근본주의 이슬람 국가 이란을 제압하면 유가가 내려갈 것이다, 이란의 위협 때문에 붙은 웃돈을 제거하기 때문이라는 논리로 트럼프 진영 경제학자들이 방어했습니다.

하지만, 지금까지 전황은 반대 방향으로 움직였습니다.

트럼프 정부도 유가가 125달러 넘어 유지되면, 원하던 금리 인하가 물 건너가고, 경기 침체를 받아들여야 하는 경고를 받고 있습니다. 

◀ 앵커 ▶

트럼프 대통령의 말 한마디, 글 한 줄이 금융시장을 흔들고 있잖아요?

그런데 누군가 이것을 미리 알고 돈 버는 데 악용한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죠?

◀ 기자 ▶

대표적 사례가 이른 새벽녘에 선물 시장에서 유가 하락에 큰돈을 건 투자자가 나온 3/23일 거래입니다.

거래 규모 8천6백억 원, 평소보다 9배 넘는 이례적 거래가 이뤄지고 15분 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발전소에 대한 공격을 5일 동안 유예한다″는 발표를 소셜 미디어에 올렸습니다.

유가는 순식간 10% 넘게 떨어졌고, 유가 하락에 걸었던 투자자는 단 15분 만에 수익률로 30%, 2천억 원 넘는 돈을 벌 수 있었습니다.

이번처럼 대담하지 않지만, 수상한 베팅은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체포 작전, 지난해 상호 관세 부과 유예 조치를 발표하던 날도 있었습니다.

시장을 거스르는 과감함, 또 정확한 시점을 감안할 때, 대통령 주변 인물이라는 의심 탓에 이번 전쟁 과정에서 제기된 수수께끼 중 하나로 자리 잡을 듯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