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투데이김민욱

"미술관이 나무 죽였다"‥은행나무 제초제 논란

입력 | 2026-05-27 07:23   수정 | 2026-05-27 0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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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서울 부암동의 오래된 은행나무에, 유명 미술관이 제초제를 넣어 죽이려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습니다.

주민들은 해당 나무가, 미술관 소유 토지에 있지 않은데도 이런 짓을 했다며, 분노하고 있습니다.

김민욱 기자입니다.

◀ 리포트 ▶

5월, 한창 푸른 빛을 뽐내야 할 은행나무 절반이 노랗게 변했습니다.

아래에는 가을처럼 낙엽이 깔렸습니다.

수령이 족히 100년 이상 되는 이 은행나무가 이렇게 된 것은 얼마 전입니다.

[서석준/부암동 주민]
″그런데 어느 날부터 저 은행나무가 노랗게 죽어가기 시작하면서 사람들이 되게 의문을 갖게 됐고요.″

나무 아랫부분에는 약품이 주입된 흔적이 있었습니다.

주민들이 인근 CCTV를 확인한 결과, 지난달 22일 누군가 나무 아래서 드릴로 구멍을 뚫고 무언가를 주입하는 모습이 포착됐습니다.

이 나무 바로 옆에는 유명 사립 미술관인 환기미술관이 있습니다.

주민들은 CCTV를 토대로 항의하자, 미술관 측이 제초제를 주입한 사실을 시인했다고 말합니다.

[홍세진/부암동 주민]
″저희는 너무 놀라서 왜 이런 짓을 했냐 이제 그런 말을 했더니. ′얘기를 구청에 계속했는데 잘 안돼서 뭐 내용 증명도 보내고 했는데 그래서 이제 죽였다.′″

주민들에 따르면, 은행나무 뿌리 때문에 환기미술관 담장에 균열이 생겼고, 미술관 측이 방법을 알아보다가 결국 나무를 죽였다는 겁니다.

은행나무가 서 있는 곳은 미술관 외벽 밖, 소유주가 따로 있는 공동사유지입니다.

전문가들은 약 성분이 나무뿐 아니라 인근 지역에까지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우종영/나무의사]
″나무를 죽이려고 제초제를 넣었을 때 원액을 넣는다는 거죠 대부분이. 동네 주민한테도 이제 피해가 가는 상황인데요.″

이 미술관은 한국 추상미술의 선구자, 김환기 화백의 예술 정신을 기리기 위해 지난 1993년에 세워졌습니다.

[최진우/서울환경연합 전문위원]
″혹시 김환기 화백님의 호를 혹시 들어보셨나요? 수화(樹話)라고 합니다. 수는 ′나무 수′입니다. 나무랑 이야기하는 예술가인 거죠.″

취재진은 휴관일이었던 미술관 입구에 안내된 번호로 전화를 해봤지만 응답하지 않았습니다.

관할 구청은 나무 주변의 도로포장을 걷어내 물이 더 많이 공급될 수 있도록 하는 조치 등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MBC뉴스 김민욱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