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투데이이성일

[뉴스 속 경제] 1,550원 넘은 원·달러 환율‥'위기' 아니라지만

입력 | 2026-06-08 07:42   수정 | 2026-06-08 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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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전례 없는 반도체 호황과 함께 좋은 수출 실적도 보이고 있지만, 정작 원화 가치는 크게 흔들리고 있습니다.

환율이 왜 이렇게 오르는 건지, 우리 경제에 어떤 의미가 있는 건지, 이성일 기자에게 들어보겠습니다.

지난주 원·달러 환율이 더 올랐던데요?

◀ 기자 ▶

금요일 주간 거래는 1,539원 수준이었는데, 야간 거래에서는 1,560원까지 올랐습니다.

여행객들이 많이 접하는 공항 은행 창구 환율은 이미 지난 주 중반 1,600원 넘어섰습니다.

올 초 환율이 얼마였는지 기억하시나요?

원·달러 환율 상승은, 원화 사는 사람보다 파는 사람 많고, 원화 가치가 떨어졌다는 뜻입니다.

달러에 비교한 원화 가치를 기준으로 이야기하면, 연초부터 지금까지 보면 8% 넘게 떨어졌습니다.

분기 기준으로 1997년 외환위기 직후 가장 높았던 때를 제외하면 최고 수준으로 올랐습니다.

우려를 더하는 점은 우선 지난 한 달 동안 하락세가 아주 빠르다는 점입니다.

다른 주요국 통화들과 비교한 하락 폭도 도드라집니다.

다른 주요국 통화는 1% 남짓 변했습니다.

원화는 우크라이나 침공해 전쟁을 벌이는 러시아 루블, 최근 경제가 흔들리는 인도네시아 수준의 가치 하락을 겪고 있습니다.

◀ 앵커 ▶

이대로라면 환율이 더 오르는 것 아니냔 걱정까지 나오는 상황인데요.

′펀더멘탈′이라고 하는 우리 경제 기초 체력은 어떻습니까?

◀ 기자 ▶

지난 1분기 경제성장률, 1.7% 경제협력개발기구 OECD 35개 국가 가운데 2번째로 높은 수준입니다.

올해 성장률 2% 넘을 것이라는 예상입니다.

이밖에 실업률, 물가 같은 거시 경제 상태, 환율에 영향을 줄 만한 경상수지·외환 보유고까지 크게 문제가 되는 지표가 없습니다.

외환시장에 달러를 공급해 온 주 원천인 경상수지는 반도체가 이끄는 수출 호조 덕에 4달 만에 지난해 1년 치와 비슷한 규모의 흑자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지난 4월까지 1천억 달러, 우리 돈으로 150조 원 규모의 달러를 풀어 놓을 여유가 생긴 것입니다.

◀ 앵커 ▶

오히려 경제는 좋다는 말씀인 것 같은데요.

유독 우리 환율, 원화 가치가 떨어지는 이유는 뭔가요?

◀ 기자 ▶

원화를 파는 수요가 많아진 직접적인 원인은, 주식시장에서 투자자들이 주식을 팔고 달러로 환전하는 수요가 크게 늘었기 때문입니다.

주식시장에서는 외국인 투자자들이 20일 연속 주식을 팔고 있습니다.

대략 70조 원 규모입니다.

올 들어서 우리 주식을 판 규모는 120조 원에 이릅니다.

시장에서는 외국인들의 대규모 매도 이유를 보유한 자산 사이의 균형을 맞추려는 조정 과정으로 해석하고 있습니다.

국제 투자자들은 여러 국가·분야에 걸쳐 다양한 금융 자산을 가지고 있습니다.

올들어 코스피가 급등하면서 우리 주식 보유 가치만 늘어났기 때문에 다른 자산과 비중을 맞춰야 할 필요가 생겼다는 설명입니다.

이것을 우리 경제 관점에서 보면, 반도체 팔아서 벌어들인 달러보다, 반도체 기업 주식을 팔아서 나가는 원화가? 많아진 결과가 외환시장에 반영되고 있는 셈입니다.

◀ 앵커 ▶

주요 원인은 외국인들이 주식을 팔아서라는 말씀인 것 같은데, 주식을 못 팔게 할 수는 없는 거잖아요?

대응할 수 있는 방법은 있습니까?

◀ 기자 ▶

당장의 위기 신호가 아니더라도 지금처럼 이례적인 가치 하락을 가볍게 볼 수 없습니다.

무엇보다 지금처럼 빠른 환율 상승은, 물가를 올리는 자극이 됩니다.

취약계층과 내수 기업들에게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이들의 소비·투자 위축 불러오고 양극화 심화시킬 가능성 높아집니다.

지난 주말 미국 시장에서는 반도체 주가가 크게 하락하고, 채권 금리는 상승했습니다.

미국 중앙은행이 금리를 인상할 가능성 제기된 탓입니다.

이같은 미국 금융시장의 불안은 우리 시장에서 또다시 외국인 투자자들이 매도를 늘릴 여지를 만든 셈입니다.

환율 불안도 커질 수 있습니다.

지난주 한국은행은 금리를 인상하는 쪽으로 방향을 전환한다는 신호를 보냈습니다.

정부의 대응 또한 대증 요법만으로 가능할지, 주식시장 급격한 상승에서 비롯된 쏠림이 아닌지, 더 큰 후유증은 없겠는지 냉정하게 판단할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