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교사 2]
″(학생이) 평가지를 작성해서 그것을 반영해달라고 하는 것은 공교육의 근본을 위배하는 아주 어긋난 행위라고 볼 수가 있겠죠. 저는 거부 반응이 일어날 것 같고 도덕적으로도 법적으로도 많은 문제가 있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바로 다음날에도 1시간 반 동안 생활기록부 과목별 세부특기사항 인터뷰와 작성 컨설팅을 받았습니다.
장남이 받았던 생활기록부 과목별 컨설팅과 같은 겁니다.
또 원격으로 독서록을 송부했다고도 적혀 있습니다.
차남이 20만 원을 주고 자기소개서에 대해 한 차례 컨설팅 받았다는 해명 역시 사실이 아닌 겁니다.
지난 보도 후 다시 만난 학원 직원은 현금영수증을 발급받아간 기억이 생생하다며 박 장관이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당시 컨설팅 학원 직원]
″제가 살아있는 증인이고 기록도 명확하게 남아 있고요. 80% 이상 학부모님들이 300만 원 짜리 6개월 컨설팅을 신청하고 있기 때문에 카드로 결제하시는 분들이 대다수예요. 근데 그분(박순애 장관)은 60만 원, (아들) 2명이니까 120만 원을 현금영수증으로 발급받아가셨어요.″
박 장관의 아들들이 졸업한 고등학교에도 물어봤습니다.
학교 측은 자체 조사 결과, 학원에서 컨설팅받은 내용이 실제 생활기록부엔 반영되지 않았다고 했습니다.
[☎서울 OO고등학교 교감]
″<컨설팅 받은 내용이 생활기록부에 반영이 안 됐다는 말씀이신가요?> 당연하죠. 네. 당연하죠. 저희는 전혀 이상 없습니다.″
그렇지만 생활기록부는 공개할 수 없다고 해 진위 여부를 알 순 없었습니다.
박 장관 측도 아들들의 생활기록부 공개를 거부했습니다.
[서동용/더불어민주당 의원 (지난 27일, 국회 대정부질문)]
″민감한 개인정보 가리고 제출하시죠. 아들들하고 이야기해 보시겠습니까?″
[박순애/교육부장관]
″얘기는 해보겠습니다만 제출이 아마 어려울 것으로 생각이 됩니다.″
실제 20만 원짜리 자기소개서 컨설팅을 한 번만 받았는지 당시 신용카드와 현금영수증 내역을 제출해 확인하자는 요구도 동문서답식 답변으로 사실상 거부했습니다.
[정소영/전교조 대변인]
″고위공직자들이나 상류층에서 부모 찬스를 활용해서 국민들의 반감이 상당히 있잖아요. 교육부 장관이면 이런 일들을 해내야 되는 사람인데 의혹이 해명되지 않는다고 한다면 계속 공정한 입시에 대한 의혹, 이런 것들을 키울 수 있지 않을까 하는… ″
◀ 기자 ▶
박순애 장관은 지난 2014년 한 일간지가 선정한 ‘10년 뒤 한국을 빛낼 100인’에 뽑히기도 했습니다.
당시 박 장관은 ‘잊지 못 하는 실패의 순간’으로 모교인 연세대 교수 임용 탈락을 꼽았는데요.
″엄격한 학문적 기준을 요구하던 은사님과 선배 교수님들의 마음을 이해한다″, 이런 소회도 적어놨습니다.
엄격한 학문적 기준이라니, 뭐였을까요.
최근 <스트레이트>는 박 장관의 당시 탈락 사유를 파악할 만한 익명의 제보를 받았는데요.
추가 취재에 나섰지만 관계자들이 모두 입을 닫아 아직 구체적 사실관계를 확보하진 못 했습니다.
그로부터 10년도 안 돼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에 오른 박순애 교수.
각종 의혹으로 또 한 번 언론의 주목을 받게 됐습니다.
2022년 교육부 장관에게 요구되는 학문적, 도덕적 기준은 교수 임용 때보다 훨씬 엄격할 수밖에 없을 텐데요.
915만 명 학생들을 책임지는 위치이기 때문입니다.
[김일규/전국교수노조 위원장]
″부정한 일을 저지른 사람에게 교육 정책이든지 입시 업무라든지 공정한 업무를 기대하는 건 불가능한 것 같습니다. ′범죄자에게 모범적인 경찰이 돼라′ 이런 거랑 똑같은 것 같습니다.″
″거짓말하면 안 된다″ ″잘못하면 책임져야한다″
학교에선 이렇게 배웠을 학생들에게 박순애 교육부 장관은 뭐라고 설명하고, 뭘 가르칠 수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