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은 지난달 세종시의 한 어린이집에 방문한 뒤 돌봄 현실을 너무 모른다는 비판을 받았다. 2살 이하 영유아들이 어린이집 다니는 걸 몰랐고, 생후 6개월 영아가 걸을 수 있다고 말한 발언 때문이다. 학부모들의 반응은 차가웠지만, 윤 대통령은 이날 보육 정책 지원을 강화해 가정의 양육 부담을 줄이겠다고 약속했다. 그런데 그 방법이 논란이다. 공공성 강화가 아니라 ′민간 주도로 서비스를 고도화′하겠는 것. 정부는 어린이집 돌봄과 공공임대 주택, 일자리 창출, 요양 분야 등에서도 민간 참여를 확대할 계획이다. 그러면서 양질의 서비스가 늘어날 거라고 기대하고 있다. ′복지 민영화′ 논란이 일었다. 정부는 ′서비스 고도화′이지 ′복지 민영화′는 아니라는 입장이다.
정부의 내년도 예산안도 논란이다. 윤 대통령은 긴축 재정에도 불구하고 복지 예산을 늘려 잡았고, 이른바 ′약자 복지′를 실현하겠다고 했다. 내년도 복지 예산이 9조 원 늘었다는 것. 하지만 늘었다던 복지 예산을 뜯어보면 ′공적연금′과 ′기초연금′이 10조 원이 넘는다. 고령화에 따라 연금 받는 사람들이 늘면서 자연스럽게 늘어나는 예산이지, 정부가 애써 늘려 잡은 예산이 아니다. 연금 예산을 빼면 실제 복지 예산은 올해보다 1조 원 넘게 줄어든다. ′복지 민영화′ 논란에 실제 복지 예산까지 줄었고, 여기에 5년간 60조 원의 감세 정책까지 더해지다보니 ′부자를 위한 정책이다′, ′약자만 피해볼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다. 내년도 실제 줄어드는 복지 예산은 하나 같이 약자들을 위한 지원들이다. 실제 현장의 목소리를 들어봤다.
9년 전인 2013년 겨울, 주간지 ′시사인′에 편지가 하나 도착했다. 47억 원의 손해배상을 떠안게 된 쌍용자동차 파업 노동자들을 응원하는 편지였다. 봉투에는 4만7천원이 함께 담겨있었다. ″다른 9만 9999명이 계시길 희망할 뿐입니다.″ 파업 노동자들을 거액의 손해배상으로부터 보호하자는 ′노란 봉투법′의 시작이었다. 하지만 국회에서 합의점을 찾지 못했고 ′노란 봉투′는 서랍 속에서 잠들었다. 그런데 이 법안이 9년 만에 다시 서랍 밖으로 나왔다. 9년 전 쌍용차 47억 원에서 10배가 뛴 470억 원. 대우조선해양이 하청노동자들을 상대로 건 손해배상소송이 계기였다. 노동계와 야당은 이번엔 ′노란 봉투법′을 반드시 처리해야한다고 선언했다. 대통령실과 여당, 경영계는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심지어 여당에서는 ′황건적 보호법′이라는 공격까지 나왔다. ′노란 봉투법′은 과연 도적들을 보호하는 법안이라는 평가를 받아야 하는 법안인 걸까. 거액의 손해배상소송을 당한 노동자들의 삶은 어땠을까. <스트레이트>가 노동계와 경영계의 입장, 그리고 해외의 관련 법률까지 심층 취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