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성호/참사 생존자]
″이미 제 대각선 쪽에 여성 분은 눈을 감은 채로 계셨고요. 그래서 저는 다음 차례는 제가 되겠다.″
겨우 숨만 쉴 수 있었던 한 시간.
옆 사람이 대신 전화를 걸어줘 가족에게 마지막 인사까지 건넸습니다.
[민성호/참사 생존자]
″저는 외쳤어요. 미안하다고 정말 사랑한다고 그렇게 이제 마지막 인사를 하고서‥″
그렇게 살아 남았지만, 희생자들을 생각하면 트라우마란 말을 떠올리기조차 죄스럽습니다.
[민성호/참사 생존자]
″트라우마는 없어요. 트라우마가 있다는 건 고인분들에 대한 예의가 저는 아닌 것 같아서‥″
희생자와 유가족에게 너무 미안하고 실례되는 말들이 제발 더이상 없었으면 한다고 했습니다.
[민성호/참사 생존자]
″대통령이나 높으신 자리에 있는 분들도 피해자분들과 유가족분들의 아픔을 먼저 공감을 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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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9 참사가 발생한 지 보름이 지났습니다.
희생자 157명.
속속 드러나는 진실은 미리 대비했더라면, 좀 더 서둘렀더라면, 이들을 지켜냈을거란 수 많은 가정을 떠올리게 합니다.
이번 참사에서 경찰이 책임져야 할 부분, 분명히 있습니다.
그렇다고 경찰만 책임져야 할 일도 분명 아닙니다.
가장 최근의 여론 조사 결과를 봐도 그렇습니다.
이번 사태의 1차적 책임 소재는 대통령과 정부에 있다는 응답이 가장 많았고, 그 다음이 경찰 지휘부였습니다.
정부 사태 수습과 대응에 대해서는 10명 중 7명이 적절하지 않다고 답했습니다.
오늘 스트레이트는 참사를 대하는 정부의 대응, 뭐가 문제였는지 짚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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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9 참사 바로 다음날.
경찰을 왜 미리 배치하지 않았냐는 질문에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은 이렇게 답했습니다.
[이상민/행정안전부 장관(참사 다음날)]
″그전과 비교했을 때 특별히 우려할 정도로 많은 인파가 모였던 것은 아니고‥경찰이나 소방 인력이 미리 배치함으로써 해결될 수 있었던 문제는 아니었던 것으로 지금 파악을 하고 있고요.″
대비했어도 막기 힘들었을 거란 얘기였습니다.
하지만 유독 이번 핼러윈에만 기동대나 경비 경찰이 전혀 배치되지 않았고, 잇따른 신고 전화에도 부실 대응한 사실이 드러났죠.
경찰의 잘못이 확인되자 이상민 장관, 이번엔 경찰과 선을 긋습니다.
[이형석/더불어민주당 의원 (지난 7일, 국회 행안위)]
″행안부는 경찰청을 지휘·감독 합니까, 안 합니까?″
[이상민/행정안전부 장관]
″지휘·감독 권한이 지금은 없습니다, 현재.″
[이형석/더불어민주당 의원]
″지휘·감독 권한이 없어요?″
[이상민/행정안전부 장관]
네, 없습니다.
그런데 다섯 달 전 발언은 좀 다릅니다.
[이상민/행정안전부 장관 (지난 6월)]
″경찰청 역시 대통령, 국무총리, 행안부장관, 경찰청의 지휘라인에 위치하고 있는 것입니다.″
지난 7월 대우조선해양 파업땐, 경찰특공대 투입을 검토하라고 경찰 지휘부에 지시한 적도 있습니다.
그러나 이상민 장관은 이번 참사에 책임을 지고 사퇴할 뜻은 없다고 밝혔습니다.
[이상민/행정안전부 장관 (지난 7일, 국회 행안위)]
″지금 사의 표명한 적은 없습니다. 주어진 현재의 위치에서 제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심지어 어젠 이렇게 말하기도 했는데요.
″누군들 폼 나게 사표 던지고 이 상황에서 벗어나고 싶지 않겠나. 하지만 그건 국민에 대한 도리도, 고위공직자의 책임 있는 자세도 아니다″
무거운 책임 앞에서 폼을 따질 일이냐는 비판이 쇄도했습니다.
[이창민/변호사 (민변 사법센터)]
″자신이 지휘·감독할 권한만 있고 나는 책임 안 진다? 그건 권한과 책임은 일치해야 되거든요 민주사회에서. 그 점에선 완전 틀린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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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사를 대하는 정부의 태도도 공분을 샀습니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외신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비판을 자초했죠.
먼저, 한 총리 뒤에 붙어 있는 브리핑 제목을 보시죠.
′이태원 참사′가 아니라 ′이태원 사고′라고 돼 있습니다.
영어로는 ′Incident′... ′참사′도 ′사고′도 아닌, ′사건′에 더 가까운 말입니다.
참고로 외신 보도에선 대부분 참사나 재난을 뜻하는 ′Disaster′로 부르고 있습니다.
한국 정부가 외신 기자들에게 참사의 원인과 대응을 설명하는 자리, 당연히 무거운 분위기였습니다.
회견 도중 통역 장비에 문제가 생겼는데요,
이때 한 총리가 기자에게 농담을 건넵니다.
[스텔라 킴/ 미국 NBC 기자]
″한국 정부 책임의 시작과 끝은 어디라고 보시는지 질문했습니다.″
[한덕수/국무총리]
″이렇게 잘 안 들리는 것에 책임져야 할 사람의 첫 번째와 마지막 책임은 뭔가요?″
그런데 농담은 여기서 끝난게 아니었습니다.
한 일본 기자가 ′주최자 있는 모임에 10만 명이 모이면 어느 정도 경력을 투입하냐′고 묻자 한덕수 총리가 또다시 당황스러운 분위기를 만들어버렸습니다.
[한덕수/국무총리]
″(미국 프로야구) 뉴욕 양키스와 보스턴 레드삭스의 월드시리즈가 있다면 굉장히 많은 경찰인력을 투입해야겠죠. 아닌가요? <맞아요.> 오케이.″
저희가 만난 한 외신 기자는 매우 실망스럽고 불쾌했었다고 말했습니다.
[라파엘 라시드/영국 기자]
″이런 농담을 하기엔 부적절한 때와 장소였습니다. 매우 매우 실망스러웠고, 매우 불쾌했어요. 이렇게 민감한 시기에 이런 농담이라니요.″
굳이 ′사고′라고 규정한 정부의 의도 역시 읽어냈습니다.
[라파엘 라시드/영국 기자]
″그들(정부)이 ′사건(incident)′이라는 단어를 쓴 건, 이번 일의 심각성을 축소하려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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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감사장에 나온 대통령실 관계자들의 태도도 비슷했습니다.
김은혜 홍보수석과 강승규 시민사회수석은 국정 감사장에서 소리내 웃다 지적을 받았습니다.
[이수진/더불어민주당 의원(지난 8일, 국회 운영위)]
″그냥 미소를 지은 게 아니라 소리 내서 웃었고요. 그 소리를 제가 들었습니다. 이태원 참사에 대해서 어떻게 인지하고 있는지 보여주는 거고, 대통령께서 이런 분들과 일한다는 게 저는 이해가 안 갑니다, 위원장님.″
김은혜 홍보수석은 ′웃기고 있네′란 메모를 썼다 카메라에 잡히기도 했는데요.
[김대기/대통령비서실장(지난 8일, 국회 운영위)]
″국회가 자기들은 국회의원도 해봤고 해서 좀 편하니까 아마‥ 잠깐 그 일탈이 있는 거죠. 계속 떠든 것은 아니잖아요.″
다음날 김은혜 수석은 10·29 참사를 언급하며 잠시 눈물을 보이더니, 메모에 대해 이렇게 해명했습니다.
[김은혜/대통령실 홍보수석(지난 9일)]
″반성합니다. 다만 이 필담은 운영위나 이태원 참사와 전혀 관계가 없음을 분명하게 말씀드립니다.″
국가 애도 기간 중 나온 행정안전부 지침도 추모의 진정성을 의심하게 했죠.
′참사′가 아니라 ′사고′, ′희생자′가 아니라 ′사망자′로 쓰라고 공식 지침을 내렸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지자체마다 설치된 분향소의 명칭, ′이태원 사고 사망자 합동 분향소′가 됐습니다.
[천준호/더불어민주당 의원 (지난 7일, 국회 행안위)]
″이태원 사고입니까? 이태원 참사입니까?″
[이상민/행정안전부 장관]
″거의 참사 수준의 사고라고 생각합니다.″
[천준호/더불어민주당 의원]
″이태원 참사 사망자입니까? 희생자입니까?″
[이상민/행정안전부 장관]
″사망자라고도 할 수 있고, 희생자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영정 사진과 위패도 분향소에 놓지 못하게 했습니다.
검은색 근조 리본도 글자가 안 보이게 달라는 이해할 수 없는 지시도 공문으로 내려왔는데요.
[공공기관 직원]
″갑자기 그걸(글자 없는 검은 리본) 달라고 해서 직원들 다 좀 이상하다고 많이 생각을 했어요. 무슨 기준이 있는 것도 아니고 갑자기 이렇게 시키는 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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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희영 용산구청장은 참사 전 할 수 있는 건 다 했다며 책임론에 선을 그었습니다.
[박희영 / 서울 용산구청장]
″저희는 전략적인 준비를 다 해왔고요. 구청에서 할 수 있는 역할은 다 했습니다.″
용산구청은 어떤 대책을 세웠을까요?
참사 당일 구청 당직자는 8명 뿐이었습니다.
여기에 박희영 구청장의 거짓말까지 드러났습니다.
참사 초기엔 ″저녁 8시 반쯤 순찰을 했다″고 말했는데, 실제론 ′귀갓길′이었던 게 나중에 CCTV로 확인됐죠.
특히 참사 직후엔 굳이 ′축제′가 아니라 ′현상′이라고 규정해 책임을 회피하려는 태도를 보이기도 했죠.
[박희영/서울 용산구청장]
″이건 축제가 아닙니다. 축제면 행사의 내용이나 주최 측이 있는데 내용도 없고 그냥 할로윈 데이에 모이는 일종의 어떤 하나의 현상이라고 봐야 되겠죠.″
박 구청장 뿐만 아닙니다.
정부도 주최자가 없는 행사라, 매뉴얼이 없어서, 어쩔 수 없었다는 말을 여러차례 반복했습니다.
[김성호/행정안전부 재난안전관리본부장(참사 사흘 뒤)]
″주최자가 없는 그런 인파에 의한 사고를 말씀하시는 것 같은데요. 그래서 그 부분에 대해서는 저희가 지침이나 매뉴얼이 없는 상황입니다.″
내 잘못은 없다는 말로 들립니다.
정부 고위 인사의 공식 사과는 신고가 빗발친 112 녹취록이 공개되고 나서야 처음 나왔습니다.
참사 사흘 뒤, 경찰청장이 고개를 숙였습니다.
[윤희근/경찰청장 (참사 사흘 뒤)]
″국민 안전에 대한 무한책임을 다시 한번 통감하면서 앞으로 이와 같은 비극적인 일이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이후 책임 추궁도 경찰에 집중되는 분위깁니다.
국가애도기간이 끝나고 열린 국가안전시스템 점검회의.
윤 대통령은 20분 가까이 경찰을 강하게 질타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 (지난 7일)]
″4시간 동안 물끄러미 쳐다만 보고 있었냐 이거예요. 현장에 나가 있었잖아. 112 신고 안 들어와도 조치를 했었어야 하는 거 아닙니까? 이태원 이 참사가 제도가 미비해서 생긴 겁니까?″
참사 초기 대통령실은 ″경찰은 집회나 시위와 같은 상황이 아니면 일반 국민들을 통제할 법적 제도적 권한은 없다″고 했었는데, 며칠만에 입장이 완전히 바뀐 겁니다.
경찰 이외의 책임엔 선을 그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 (지난 7일)]
″지방자치단체에서 관리하는 시설이 무너져 내리거나 해서 사람이 다치면 자치단체에서 책임져야지. 그러나 위험상황에 대한 관리가 안 되어가지고 거기에서 대규모 사고가 났다고 하면 그거는 경찰 소관이죠. 이걸 자꾸 섞지 말라고.″
실제 경찰청 특별수사본부는 10·29 참사 관련 책임자들을 입건했는데, 대부분 용산 경찰과 소방관들입니다.
수사를 받던 용산서 간부는 소환을 앞두고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일선 경찰과 소방관들 사이에선 경찰 때리기다, 꼬리 자르기란 반발이 확산되고 있습니다.
특히 현장에서 손까지 떨면서 브리핑했던 최성범 용산소방서장이 입건된 데 대해 납득할 수 없다는 분위깁니다.
[김진철/서울 용산소방서 행정팀장 (지난 9일)]
″저도 이렇게 눈물이 막 북받쳐서요. 제일 먼저, 제일 마지막까지 현장을 지키셨던 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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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에선 경찰의 부실한 현장 대응을 놓고 ′마약과의 전쟁′이 원인이란 의혹도 제기됐습니다.
지난 10월 윤 대통령은 경찰에 이런 당부를 했었죠.
[윤석열 대통령 (지난달 21일, 경찰의날 기념식)]
″우리 미래 세대를 지켜야 한다는 사명감으로 마약과의 전쟁에서 반드시 승리해주십시오.″
지난달 법무부 역시 마약과 전쟁을 치른다는 각오로 최선을 다하라고 검찰에 지침을 내렸고요.
[한동훈/법무부 장관 (지난달 6일, 국회 법사위)]
″아주 아주 강력하게 대책을 수립하고 결국은 마약상과 마약 거래에 대한 아주 강력한 엄단 그리고 거기에 대해서 검찰과 경찰이 많은 인력을 투입하는 것이 길이 될 것입니다.″
이런 분위기다보니 참사 당일 이태원에 배치된 경찰 137명 가운데 마약 수사 인원이 50명이나 됐다는 겁니다.
[김광호/서울경찰청장 (지난 7일, 국회 행안위)]
″이번 핼러윈 데이에서 마약이 다시 문제가 되면 안 된다는 깊은 인식을 하고 있었던 건 사실입니다.″
특히 은밀한 마약 단속을 위해 정복 입은 경찰을 덜 배치한 것 아니냐는 의혹도 나왔는데요.
이건 아니라고 강하게 부인했습니다.
[김광호/서울경찰청장 (지난 7일, 국회 행안위)]
″우리 형사들이 현장에서 활동하는 모습을 보면 조끼를 입고 예방 활동을 하는 게 분명히 나오고.″
그러나 마약 수사가 분명히 영향을 미쳤다는 견해도 있습니다.
한 간부급 경찰은 ″성범죄 예방과 교통 관리 등 과중한 업무에 마약수사라는 국정과제가 내려오면 어디에 우선 순위를 두겠냐. 자원 배분의 균형이 깨진 것″이라고 진단했습니다.//
경찰 기동대 출동 상황도 볼까요.
서울 시내 21건 집회에 기동대 70개 부대가 동원됐지만, 이태원에는 전혀 배치되지 않았습니다.
당시 용산경찰서장도 삼각지역 집회 현장에 있다가, 뒤늦게 참사 현장에 도착했죠.
이러한 판단에는 결국 정부의 정책 우선순위가 반영될 수밖에 없다는 지적입니다.
[한상희/건국대 로스쿨 교수]
″대통령의 안전을 도모하는 경비 수요에 최우선적인 순위를 줬습니다. 다른 말로 하자면 국민의 생명과 안전은 다른 모든 정책 가치에 열등한, 미뤄둬도 좋은 가치가 되어 버리고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실무자의 법적 책임만 따질 게 아니라 정치적 책임을 묻는 것도 중요하단 얘기인데요,
불과 1년 전, 코로나 확진자가 하루 수천 명씩 나올 때 당시 윤석열 대선 후보는 정부의 방역 정책을 강력하게 비판하며 책임자로 대통령을 지목했습니다.
[윤석열/당시 대선 후보 (지난해 12월)]
″대통령의 오판이 부른 참사라고, 위드 코로나를 밀어붙이며 성급한 신호로 참사를 불러왔습니다. 그런데도 책임지는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습니다. 무능한 데다 이렇게까지 무책임할 수 있나 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생각이 달라진 듯 합니다.
[윤석열 대통령 (지난 7일)]
″엄연히 책임이라고 하는 것은 있는 사람한테 딱딱 물어야 하는 거지, 그냥 막연하게 ′다 책임져라′, 그거는 현대사회에서 있을 수 없는 일이에요.″
처음엔 윤 대통령 본인의 공식적인 사과도 없었습니다.
출근길 문답도 취소하고, 아무 말 없이 연일 조문만 하는 모습에 ′대통령이 추모객이 됐다′는 평가까지 나왔습니다.
대통령의 ′죄송한 마음′은 참사 엿새 만에 그것도 종교 행사를 통해 나왔습니다.
[윤석열 대통령 (지난 4일, 추모 위령법회)]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책임져야 하는 대통령으로서 너무나 비통하고 죄송한 마음입니다.″
[장승진/국민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저는 멀쩡히 살아가고 있다는 것에 대해서 굉장히 죄송한 마음을 갖고 있죠. 그럼 저는 사과한 건가요? 그건 아니잖아요. 그러니까 ′내가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었는데 못했다. 그래서 앞으로 이 부분을 어떻게 고쳐가겠다′라는 책임을 인정해야지, 단순히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는 걸로는 사과라고 보기가 어렵죠.″
국민의힘에서 선대위 활동을 했던 금태섭 전 의원도 비판에 나섰습니다.
[금태섭/전 의원 (지난 7일, SBS 김태현의 정치쇼)]
″국민들 입장에서는 경찰도 정부고, 대통령도 정부고, 행안부장관도 정부거든요. 그러면 대통령과 행안부장관이 사과하고 시작해야지, 철저히 감찰하고 수사하겠다 그러면 무슨 검사도 아니고, 이거는 사법절차가 아니거든요.″
지난 주 MBC 여론조사에서도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에 대해서는 ′책임 지고 사퇴해야 한다′는 응답이 절반을 넘었습니다.
하지만 대통령실은 아직 그럴 생각이 없어 보입니다.
[김대기/대통령비서실장 (지난 8일, 국회 운영위)]
″장관 바꿔라, 청장 바꿔라, 이것도 저는 좀 후진적으로 보입니다.″
동남아 순방길에 나선 윤 대통령은 배웅을 나온 이상민 장관과 가장 먼저 악수하면서 어깨를 두 차례 두드려 눈길을 끌었는데요.
이게 무슨 의미였는지는 귀국 후 이 장관의 거취를 봐야 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참사 보름이 지났습니다.
이곳 이태원역 1번 출구엔 시민들의 추모 발길이 여전히 이어지고 있습니다.
[윤주희(30살)]
″제 동생의 지인 분도 돌아가셨거든요. 그래서 와봤어요. 마음이 너무 아파요.″
[박한결(23살)]
″3년 만에 코로나가 이제 풀리고 나서 오랜만에 핼러윈이었는데, 저 같아도 그랬을 것 같아요. 나와서 놀고 싶고, 자유를 누리고 싶을 것 같았는데, 제 또래들이 여기서 이렇게 변을 당했다는 걸 좀 믿기 싫습니다 아직까지.″
국가도 같은 마음일거라 믿고 싶습니다.
그런데 아무도 책임지지 않고, 변명과 호통만 들렸던 지난 보름의 기록에선 그 마음 찾아보기 어려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