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김세진

가계·기업 빚, 한국 경제규모의 2배 웃돌아…역대 최고

입력 | 2020-09-24 15:59   수정 | 2020-09-24 16:40
코로나19 여파로 생활고와 경영난을 겪는 가계와 기업이 앞다퉈 돈을 빌리고, 여기에 부동산·주식 투자 자금 대출까지 겹치면서 민간의 빚이 나라경제 규모의 두배를 훌쩍 넘어섰다.

가계가 진 빚의 소득 대비 비율도 최고 수준까지 치솟아 향후 소비 회복 등에 걸림돌이 될 것으로 우려됩니다.

한국은행이 오늘 공개한 `금융안정 상황, 2020년 9월`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분기 말 현재 우리 가계와 기업의 부채가 명목 국내총생산GDP의 206.2%로 집계됐습니다.

이는 201%였던 1분기 말에 비해 불과 3개월 만에 5.2%포인트나 뛴 것이고, 관련 통계 작성을 시작한 1975년 이래 가장 높은 수준입니다.

우선 가계 신용을 보면 2분기 말 기준 가계 부채는 1천637조3천억원으로 1년 전보다 5.2% 늘었습니다.

이처럼 가계 빚이 빠르게 불어나는데 처분가능소득은 작년 2분기 말보다 0.7% 늘어나는 데 그치면서 가처분소득 대비 가계 부채 비율은 166.5%로 높아졌습니다.

이는 통계 작성이 시작된 2002년 4분기 이후 가장 높은 수준입니다.

한은은 ″자영업자 매출 감소와 고용 상황 악화로 가계의 채무 상환 능력이 저하됐을 가능성이 크지만, 원리금 상환유예 등 각종 금융지원 조치로 아직까지 신용위험이 현재화하지는 않았다″면서도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면 취약가구를 중심으로 가계 부채 부실이 늘어날 가능성에 유의해야 한다″고 경고했습니다.

기업 신용은 2분기 말 현재 2천79조5천억원으로 추정됐습니다.

이는 작년 동기 대비 9.6% 증가한 규모로, 2009년 3분기 이래 가장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습니다.

한은은 ″코로나19 장기화로 국내외 경기 회복이 지연되면 향후 기업의 신용위험이 증대될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