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0-11-23 10:21 수정 | 2020-11-23 15:04
[조국 전 법무부 장관 9차 공판]
2020.11.20
<strong style=″font-weight:bold; font-family:initial;″># ″터널의 중간정도까지 온 것 같다.″</strong>
지난 20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9번째 공판이 열렸습니다.
지난 5월 첫 공판 때부터 반년 넘게 이어온 조 전 장관과 공동 피고인인 백원우, 박형철 전 청와대 비서관의 ′유재수 감찰 무마 의혹′ 관련 심리가 마무리되는 날입니다.
조 전 장관은 법정에 서기 전 이에 대한 심경을 밝혔습니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9차 공판에 출석하며]
″오늘로 저에게 검찰이 덧씌우는 여러 혐의 중에 유재수 사건은 마무리가 됩니다. 그렇지만 앞으로 헤쳐나가야 할 길이 멉니다. 터널의 중간정도까지 온 거 같습니다. 앞으로도 지치지 않고 하나하나 따박따박 사실과 법리에 따라 다투겠습니다. 고맙습니다.″
<strong style=″font-weight:bold; font-family:initial;″># 검찰 ″피고인들 허위 주장‥감찰 종료 아닌 감찰 무마″ </strong>
이번 공판에선 피고인 신문 없이 서류증거 조사만 50분 가량 이어졌습니다.
지금까지 재판에 나왔던 증거들을 다시 정리해 보는건데요.
검찰측만 요청했기 때문에 검찰의 서증조사만 이뤄졌습니다.
검찰은 그동안 내세웠던 주요 주장들을 뒷받침하는 증거들을 조목조목 제시했습니다.
먼저 유재수 비위 첩보의 근거가 상당하다는 증거,
[조국 9차 공판 中]
검사 - ″유재수 16년도 근무 상황입니다. 근무 상황내역은 비위첩보근거가 된 내용입니다. 조국 백원우 피고인은 비위첩보 근거가 약했다고 하지만 유재수가 골프빌리지를 사용한 것으로 확인되는 16년 4월 29일에 유재수가 병가낸 사실이 근무내역에서도 확인 가능합니다. 이런 점을 보면 비위첩보 근거가 상당합니다″
앞서 조 전 장관이 민정수석이던 2018년 12월, 국회 운영위원회에서 유 전 부시장의 비위 의혹에 대해 ″첩보를 조사한 결과 그 비위 첩보 자체에 대해서는 근거가 약하다고 봤다″고 말한 바 있는데, 이게 거짓말이란 겁니다.
정권실세들의 외압으로 감찰이 무마된 것으로 보인다는 정황 증거들도 거론했습니다.
[조국 9차 공판 中]
검사 - ″다음으로 박종준 진술조서입니다.청와대 특감반원이엇던 사람입니다. 991쪽. 유재수 감찰중단과 관련해 이렇게 얘기합니다. ′제가 한번 이옥현과 얘기하다 유재수 어떻게됐냐고하니 (감찰)안한다해서 왜안하냐하니 사표낸다고 하지 말라고 했다라고 했다′고 진술했습니다. ′이옥현이 말하는 태도가 어땠냐′고 검찰이 물어보니, ′짜증나는 투였다. 자기가 하는일이 다른 사정으로 중단된건데 짜증 나지 않을수 없다. 금융정책국장 자리가 세긴세구나 생각했다.′ 고 써있습니다.″
동시에 유재수 전 부시장이 김경수 경남지사, 천경득 전 청와대 선임행정관 등 여권 관계자들과 친분이 두터웠다는 증거도 제시됐죠.
검사:″유재수 피신조서입니다. 구명운동 관련한겁니다. 유재수가 이렇게 말합니다. ′참여정부때부터 근무 연을 맺어 친분이있었던 김경수와 통화하던 중 감찰에 대해 이야기했다. 제가 특감반 감찰 받는다는 사실을 말했고, 휴대폰 제출하는거에 대해 조금 거칠고 문제있는거 아닌가해서 토로했다. 제가 감찰 때문에 금융정책국장 수행이 어려울것 같다는 말도했고′ 이렇게 써있습니다. 또 ′김경수가 백원우에게 설명하고 선처를 구한거 같은데 어떴냐′고 검찰이 질문하자 ′그랬던 것으로 추정한다. 지인이 제 입장에 동정해서 그렇게 한 것같다′ 고 써있습니다.″
검찰은 금융위원회에 유 전 부시장의 비위 내용을 통보하지 않았다는 증거들도 다시 한번 읊었습니다.
[조국 9차 공판 中]
검사 - 국회 정무위 회의록입니다. 12월 27일자 정무위 회의록입니다. 유재수 관련해서 금융위 최종구 위원장, 김용범 부위원장이 답변한 내용입니다. ′백원우로부터 청와대 조사 결과 유재수가 품위유지관련 문제있으니 인사 참고하란 통보 받았다. 구체적 비위 내용에 대해서는 통보받은바 없다 금융위서는 자체 조사하지 않았다. 그리고 유재수에 대해서 저희는 자체 조사하지 않았다. 청와대 감찰 조사있었고 충분히 합리적으로 조사 이뤄졌을것으로 생각했다.′고 얘기하죠. (중략) 이게 사실과 다른 답변이라면 직업공무원을 도저히 할수가 없는거죠. 김용범 부위원장은 1차장 영전도 했는데 이 답변 내용 거짓이고 청와대에 사실과 다르게 책임 떠넘긴거면 김용범은 경질됐어야 맞겠죠.″
피고인들은 ′유재수 본인 사퇴′ 방식으로 정상적으로 감찰을 종료한 뒤 유재수 금융정책국장의 소속기관인 금융위에 비위사실을 통보해 감찰을 마무리했다고 진술했지만, 이 진술이 허위라는 주장입니다.
검찰측은 증거 중 하나로 조 전 장관이 국회에서 답변하는 장면이 담긴 영상 자료를 첨부 하기도 했는데요.
재판부에 이 자료를 꼭 봐달라고 따로 부탁까지 했습니다.
[조국 9차 공판 中]
검사 - ″조국 피고인이 저희 검찰조사 과정서도 그렇고 증인 신문 과정서도 ′정무위때는 정치적 공방으로 본인이 하고픈 말을 못했다′ 하는데 CD를 재판부가 꼭 열람해봤으면 하는게 조 전 장관이 하고싶은 말을 다하고 적극 대응하는거 다 영상에서 볼 수 있기 때문에 꼭 열람해봤으면 좋겠습니다. 그래서 파일을 다 쪼개서 보시라고 첨부해놨고요.″
이는 지난 8차 공판 때 공방과 연결되는데요, 조 전 장관이 국회에서 얘기한 감찰 중단 사유를 검찰이 ′허위 답변′이라고 주장한 것 기억하실 겁니다.
그러자 조 전 장관은 ′당시 정치 공방이 생중계됐고, 그 속에서 제 말이 끊어지기도 하고 생략되기도 했다. 말을 제대로 할 수없는 상황이었다′고 해명했습니다.
그런데 이 해명 역시 거짓 이라며 당시 답변 장면이 담긴 영상 자료를 증거로 제시한 겁니다.
이에 대해 조 전 장관을 대리하는 김종근 변호사는 구체적 의견은 서면으로 대체하겠다면서도 검찰측 의견을 조목 조목 반박했습니다.
먼저, ″유재수 전 부시장과 김경수 지사, 천경득 전 행정관 사이에 있었던 이야기는 피고인으로선 알 수 없고, 무관하다″고 밝혔습니다.
또, 국회에서 조 전 장관이 거짓말을 했다는 검찰의 주장도 ″당시 감찰에서 밝혀진 사실만 보면 근거가 약하다는 이야기가 충분히 이해된다″고 맞섰습니다.
특히, ′감찰 무마′ 주장은 성립할 수 없다고 딱 잘라 말했습니다.
[조국 9차 공판 中]
- 김종근 변호사(조국 전 장관 대리)
″유재수씨가 이렇게 김경수나 천경득 윤건영 만나서 이야기하고 자신의 구명운동한 이유는 결국 금정국장 자리 유지가 목적이었던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런데 결과적으로 돌아온 답변은 그건 안된다는 답변 돌아왔단 것이고 그런 점에서 어떤 감찰의 진행, 감찰 결과상 유재수가 그 자리 유지할수 없단 결론이 어느 순간 나와서 전해들었단 이야기인 거지요. 그 이야기는 이 사건 공소사실서 이야기하는것처럼 감찰이 없었던 것처럼 무마를 한다는 개념과 양립할 수 없는 개념인인 겁니다.″
<strong style=″font-weight:bold; font-family:initial;″># 수사 검사의 하소연 ″김학의 수사 때와 다르게 비난″</strong>
모든 심리 절차가 마무리되고 재판장이 수고했다는 인사를 전할 무렵,
그동안 수사와 공소유지를 맡았던 이정섭 수원지검 검사가 갑자기 ′소회와 당부를 전하고 싶다′며 말을 꺼냈습니다.
[조국 9차 공판 中]
- 이정섭 부장검사
″검사 4명이 수사 했는데 그사람들이 똑같은 구성원이 직전에 있던 김학의 차관에 대한 재수사를 했다. 구성원 바뀜 없이 시기적으로 한 건데 그 사건이나 이 사건이나 똑같이 과거에 있던 객관적 실체에 어떻게 다가갈수있냐만 고민했다. (중략) 그런데 똑같이 수사했는데 그때 그 수사를 할 때 박수치던 분들도 이 수사할 때 비난했던 분도 있다. 저희로서는 구성원도 바뀐게 없고 성향도 같은데 왜 그런 비난을 받는지 그런게 의아스러웠다.″
그러면서, 천경득 전 청와대 선임행정관이 이인걸 전 청와대 특감반장에게 ″피아 구분하라″며 감찰 중단을 요구했던 내용을 언급했습니다.
[조국 9차 공판 中]
- 이정섭부장검사
″이 사건 관계인 중에 어떤 분이 피아라는 개념을 썼는데, 이 사건이 피아 때문에 생긴 일 아닌가 그런 생각든다. 피아라는 것이 전쟁이나 정치 영역에는 있을 수 있지만 형사영역에서는 상정이 어렵고 (중략) 저희 입장에서는 굳이 피아가 있다면 범죄 저지르고 은폐하려는 ′피′측과 밝히려는 ′아′ 측이 있을 뿐이다.″
이 말과 함께 이 부장검사는 재판부가 오로지 증거와 법리에 따라서 판결을 내려주리라 믿는다는 당부의 말을 남겼습니다.
이 부장검사 덕에 덩달아 소회를 밝히게 된 피고인 변호인 측은 ′악몽의 크리스 마스′를 언급했습니다.
[조국 9차 공판 中]
- 김종근 변호사(조국 측 대리)
″이 사건 맡고 상당 시간 흘렀다. 영장단계부터 관여했고 오랫동안 진행된 사건이다. 작년 영장때 준비했던 그런 일들이 생각난다. 영장이 12월 26일에 있었고 저희 변호사들끼리 이틀 정도 잠 못 자며 준비했다 정말 악몽의 크리스마스였다″
그러면서, 직권남용이란 범죄가 최근 들어 남용되고 있는 현실에 대한 걱정을 전했습니다.
직권 남용에 대한 국내 판례 중 검토, 분석하지 않은 판례가 없다고도 덧붙였습니다.
<strong style=″font-weight:bold; font-family:initial;″># 산 하나 넘었을 뿐…이제 ′입시 비리 의혹′</strong>
이번 공판을 끝으로 ′유재수 감찰 무마 의혹′에 대해선 검찰의 구형과 최종 변론만 남았습니다.
앞서 재판부는 조 전 장관의 모든 혐의에 대한 심리를 진행한 뒤 함께 구형과 선고를 하겠다고 밝혔었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