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한수연
뉴욕 ′어린이 괴질′ 100명으로 늘어
뉴욕 퀸즈의 한 주택 앞. 동네 주민들이 박수를 치며 한 아이를 환영합니다.
갑작스런 심장 마비로 병원에 실려갔었던 8살 제이든 하도워 군이 몇 주만에 완치돼 귀가한 것을 축하하는 자리였는데요.
제이든도 최근 뉴욕주에서 급증한 코로나19 관련 ′어린이 괴질′ 환자였습니다.
<i>″처음에는 장염 증세 같아 보였어요. 그러더니 월요일 밤엔 열이 조금 나고 심한 구토를 했는데, 어떻게 해도 나아지질 않았어요.″ - 앰버 딘</i>
뉴욕에 사는 앰버 딘 씨는 갑자기 복통을 호소하고 설사를 하는 9살 아들 바비를 데리고 병원 응급실을 찾았습니다.
의사는 처음엔 맹장염으로 진단했습니다.
하지만 상태는 악화됐고, 그제서야 의사들은 최근 유행하는 코로나19 관련 어린이 괴질로 의심하기 시작했습니다.
바비는 다행히 일주일 만에 회복했습니다.
가슴을 쓸어내린 딘 씨는 다른 부모들에게 이렇게 충고했습니다.
<i>″어린 아이들도 코로나19에 걸릴 수 있다는 걸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합니다. 우리는 운이 좋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를 보았습니다. 아이들을 다시 바깥으로 내보내기엔 분명히 좋은 시기가 아닙니다.″ </i>
뉴욕 괴질 환자 100명…3명 사망
뉴욕주가 집계한 어린이 괴질 환자는 모두 100명. 최근 사흘 만에 27명이나 늘었습니다.
앤드루 쿠오모 뉴욕주지사는 현지시간 12일 ″가와사키병이나 독성 쇼크 증상과 유사한, 코로나19 관련성이 의심되는 어린이 질환 약 100건을 조사하고 있다″며 ″이 병으로 5살, 7살, 8살 등 세 명의 어린이가 사망했다″고 밝혔습니다.
쿠오모 주지사는 ″너무나 충격적인 상황″이라며 모든 병원에 증상이 나타난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코로나19 검사를 우선적으로 실시하라고 요청했습니다.
뉴욕타임스는 뉴저지주에서도 8건, 코네티컷주에서도 6건의 어린이 괴질 사례가 보고됐다고 전했습니다.
네드 라몬트 코네티컷 주지사는 ″아시아에서는 발견되지 않은 질환인데 무엇을 의미하는지는 모르겠다″고 말했습니다.
′완치-재발′ 반복…끝나지 않는 괴질환?
어린이 괴질 외에도 코로나19 관련성이 의심되는 이상 질환 보고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뉴욕타임스는 이탈리아에서 코로나19 회복기가 비정상적으로 긴 환자들이 나타나고 있다고 보도했는데요.
코로나19에 감염됐다 지난 3월 16일 음성 판정을 받은 59살 모레노 콜롬비 씨는 한 달 넘게 마른 기침과 피로감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그는 ″정상적인 내 리듬으로 돌아갈 수가 없다″고 말했습니다.
의료진은 폐 손상이 일어날 정도로 증세가 심했던 환자들은 원래 상태를 회복하는데 오랜 시간이 걸리고, 완벽하게 원래 상태로 복구되지 못한다고 설명합니다.
그러나 중증이 아니었던 코로나19 환자가 음성 판정을 받은 후에도 증세가 사라지지 않고 좋아졌다 나빠졌다를 반복하는 완치자들이 속출하고 있습니다.
<i>″어느날 괜찮았다가 그 다음 날은 나빠졌어요. 증상이 정점에 도달했다가 점점 나아지는 게 아니라 한달간 오르내리락을 반복했습니다.″ - 에드문드 치리엘리 이탈리아 의회 의원 </i>
<i>″바이러스가 몸 안에 뭔가를 남겨놨어요. 결코 원 상태로 돌아갈 수 없을 것 같아요.″ - 알베르티나 보네티</i>
발생 초기만 해도 안전하다고 했던 어린이들에게 중증의 괴질이 속출하고, ′완치′란 말도 무색해진 코로나19.
이 미스테리한 감염병에 대해 뉴욕타임스는 ″환자들에게 나타날 장기적 변화는 누구도 모른다″고 경고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