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0-08-26 16:10 수정 | 2020-08-26 16:36
<i>″건강 이상설에 휩싸인 아베 총리가 2주 만에 오전부터 총리 관저로 출근하면서 공무를 시작했습니다.″</i> (25일 일본 TBS방송)
<i>″관저에 들어가는 아베 총리의 발걸음은 아직 느리긴 합니다만, 피곤이 얼굴에 드러났던 오봉(일본 추석) 명절 전과 비교하면 다소 밝아진 것 같습니다.″</i> (25일 일본 니혼TV)
아베 총리가 어제에 이어 오늘(26일)도 이틀 째 오전 중에 총리 관저로 출근했다고 일본 언론들이 일제히 보도했습니다.
앞서 아베 총리는 여름 휴가(16~18일) 중이던 지난 17일과 24일, 게이오 대학 병원에서 진찰을 받는 모습이 포착 됐습니다.
지난 6월 종합검진을 받은 지 두 달만에 추가 검진을 받은 이례적인 상황이라 건강 이상설이 확산됐습니다.
정기적인 검진이라는 일본 정부 해명에도 불구하고, 총리의 지병인 ′궤양성 대장염′이 악화했다는 건강 이상설이 증폭되면서,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인 ′총리의 정상 출근′ 자체가 연일 주요 뉴스가 되고 있습니다.
<strong style=″font-weight:bold; font-family:initial;″>아베 28일 기자회견… 향후 거취에 촉각</strong>
아베 총리가 이틀 연속 ′오전부터′ 출근해 업무를 보는 모습을 과시(?)하는 것은 건강 이상설을 불식하려는 의도라도 일본 언론들은 분석하고 있습니다.
NHK 방송은 ″아베 총리가 이르면 모레(28일) 기자회견을 열어 건강 상태를 직접 밝힐 것″이라고 보도했습니다.
이날 기자회견에선 코로나19 관련 새로운 대책을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지만 사실 모두의 관심은 아베가 직접 언급할 건강 상태와 향후 거취에 쏠려있습니다.
니시무라 야스토시 경제재생담당상은 오늘(26일) 중의원 내각위원회에서 아베 총리의 건강 상태에 대해 ″지난주, 지지난 주에는 조금 피곤해하는 느낌이었지만, (각의가 열린) 25일에는 매우 건강했고, 평소와 같은 모습으로 여러가지 지시를 했다″면서 건강 이상설을 일축했습니다.
아베 총리의 최측근인 아마리 아키라 집권자민당 세조회장은 ″아베 총리의 건강상태가 8월 중순에 봤을 때보다 훨씬 나아진 것 같다″며, ″지난 24일 TV를 통해 아베 총리를 봤을 때 목소리가 예전보다 더 강해졌고, 피부색도 좋아졌다″라고 주장했습니다.
<strong style=″font-weight:bold; font-family:initial;″>어디가 얼마나 아프길래… ″대장염 악화, 특수시술 받았다″</strong>
측근들의 잇따른 증언에도 불구하고 건강 이상설은 확산되고 있습니다.
유력주간지인 슈칸분슌(週刊文春)는 내일(27일) 발간 예정인 기사에서 아베 총리가 최근 방문한 게이오대 병원 관계자를 인용해 ″총리가 과립공흡착제거요법(GCAP) 시술을 받았다″고 밝혔습니다.
이 시술은 혈액을 뽑아 염증과 관련한 요소를 제거한 후 몸에 다시 주입하는 방식으로 약물 치료만으로는 효력을 보기 어려울 때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 기사에 따르면 한 정부 관계자는 아베 총리의 건강 상태에 대해 “상당히 힘든 치료를 여러차례 받아야 하는데 총리직 공무에 지장을 줄 수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마이니치 신문의 고가 고 편집위원은 오늘자(26일) 칼럼을 통해 아베 총리의 지병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설명했습니다.
앞서 아베 총리는 일본 소화기병 학회 건강정보지인 ′소화기 광장′ 2012년 가을호에서 자신의 지병인 궤양성 대장염에 대해 게이오 대학병원 주치의와 대담을 한 적 있습니다.
당시 대담에 따르면 아베 총리는 중학교 3학년 당시 처음 증상이 나타났다고 합니다.
고등학교 시절에는 1년에 한 번 복통과 혈변을 경험했는데, 아베 총리는 ″지금 생각하면 학기말 시험을 앞두고 스트레스가 많은 시기에 증상이 발생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후 고베 제강소에 입사했을 때에도 과도한 자기면역 반응이 장내 세균을 공격해 점막이 염증을 일으킨다는 진단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아베 총리는 1차 집권을 하던 2007년 9월, 지병인 궤양성 대장염을 이유로 총리가 된 지 1년 만에 전격 사임했습니다.
이 병은 스트레스에 민감한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요. 아베 총리는 ″총리대신은 상상했던 것 보다 몇 십 배나 격무였다″고 설명하며 과도한 스트레스로 병이 재발했다는 점을 시사했습니다.
실제 당시 아베 총리는 음식 섭취 뒤 5분 뒤 화장실로 직행하며 하루 30번 이상 화장실을 들락거린다는 소문이 돌 정도였습니다.
이후 2009년 발매된 궤양성 대장염 치료제 ′아사콜′을 복용하며 증세가 크게 호전돼 정치 활동을 재개했고, 2차 집권에 성공했습니다
마이니치신문의 고가 편집위원은 현재 아베 총리의 건강 상태와 관련해 ″(전격 사임의 원인이 된)스트레스 많은 시기, 몇 십 배나 되는 격무는 그때와 현재가 비슷하다″고 지적했습니다.
<strong style=″font-weight:bold; font-family:initial;″>″그만두라고 말할 수 있는건 아베의 어머니뿐″</strong>
일본 정치권도 아베 총리의 건강 상태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습니다.
아베 총리의 건강 상태가 악화된다면 9월 개각과 집권 자민당 간부 인사, 중의원 해산·총선거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인데요.
반면 1차 내각 때처럼 사임 발표까지는 가지 않을 거란 정반대 해석도 나옵니다.
아베 총리는 지난 2007년, 건강 악화를 이유로 급작스럽게 총리직을 내려놓은 후 ″무책임한 결정″이란 비난에 시달렸는데 당시의 트라우마가 아직까지 남아있다는 겁니다.
아사히신문 계열 시사주간지 ′아에라′(AERA)는 25일 일본 정치권 관계자를 인용해 ″한번 그만둔 경험이 있기 때문에 더 집념이 있어 쉽게 자리에서 내려오지 않을 것″이라면서 ″혹시 ′아베, 이제 그만둬′라며 수건을 내던질 수 있는 사람이 있다면, 그것은 어머니인 아베 요코뿐″이라고 소개했습니다.
아베 총리의 모친인 아베 요코(92)는 기시 노부스케 전 총리의 큰딸이자 사토 에이사쿠 전 총리의 조카이며 아베 신타로 전 외상의 부인입니다.
아들인 아베까지 총리가 되면서 그녀는 3대에 걸친 정치 명문가를 일군 일본 정치계의 ′대모′로 불립니다.
주간지 <슈카분슌>은 아베 총리가 28일 열리는 기자회견에서 자신의 건강상태를 솔직히 공개하고, 아소 다로 부총리에게 총리 대행을 맡긴 후 일단 열흘 정도 휴식을 취하는 방안이 유력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