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1-06-16 11:39 수정 | 2021-06-16 11:41
업비트에 이어 거래소 ′코인빗′도 밤늦은 시각에 코인 상장 폐지와 유의 종목 지정을 알렸습니다.
가상화폐 거래소 업계에 따르면 코인빗은 어제밤 10시 2분 `가상자산 거래 지원 관련 안내`라는 제목의 공지에서 코인 8종의 거래 지원 종료와 28종의 유의종목 지정을 알렸습니다.
거래 지원을 종료한다는 건 코인의 상장을 폐지한다는 뜻입니다.
종료 대상 코인은 렉스(LEX), 이오(IO), 판테온(PTO), 유피(UPT), 덱스(DEX), 프로토(PROTO), 덱스터(DXR), 넥스트(NET) 등 8개로, 정확한 거래 지원 종료 시점은 이번달 23일 오후 8시입니다.
이들 가상자산은 유의 종목 지정 알림 이후로 출금만 지원되고 출금은 6월 29일 오후 8시까지 가능합니다.
코인빗은 메트로로드(MEL), 서베이블록(SBC) 등 28개 코인에 대해서도 유의 종목으로 지정했고 이들 코인에 대한 최종 거래 심사는 23일에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b style=″font-family:none;″><거래소 20곳 중 10곳, 코인 거래 지원 종료></b>
코인 거래소 상장 폐지와 유의 종목 지정이 늘 그래왔듯 이번에도 두루뭉술한 표현으로 이번 결정의 배경을 설명했습니다.
코인빗은 공지 글에서 ″팀 역량 및 비즈니스 커뮤니케이션과 기술 역량 등 글로벌 유동성 등을 평가하는 내부 거래 지원 심사 기준에 충족되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상장 폐지가 결정된 코인들 상당수가 16일 오전에 24시간 전 대비 80% 넘게 급락했습니다.
코인빗의 이런 결정은 최근 거래소들 사이에서 이뤄지는 `잡(雜)코인` 정리 작업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보입니다.
업계는 정부의 시장 관리 방침이 나온 지난달 28일 이후의 상장 폐지가 잡코인을 솎아내려는 작업일 수 있다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거래소 업계에 따르면 정보보호관리체계(ISMS) 인증을 획득한 거래소 20곳 중 10곳이 정부 차원의 가상화폐 시장 관리 방안이 발표된 지난달 28일 이후 코인 거래 지원 종료(상장 폐지)를 안내하거나 거래 유의 코인을 지정했습니다.
거래소 플라이빗은 원화 마켓만 남겨두고 테더(USDT) 마켓과 비트코인(BTC) 마켓은 지난달 31자로 닫은 상태입니다.
후오비 코리아와 지닥은 각각 ′후오비토큰′과 ′지닥토큰′처럼 거래소 이름을 딴 코인의 상장 폐지를 결정했습니다.
거래소 에이프로빗도 이달 1일 원화 마켓에서 뱅코르(BNT) 비지엑스(BZRX), 카이버(KNC) 등 총 11개 코인을 한꺼번에 투자 유의 종목으로 지정하고서 열흘 뒤 이들 코인의 거래 지원 종료를 공지했습니다.
<b style=″font-family:none;″><여기는 되고 저기는 안 되고‥제각각 기준 ></b>
하지만 거래소들이 나름의 잣대를 가지고 상장 폐지를 결정하고 있어 막상 상장 폐지된 코인이 다른 거래소에서는 멀쩡하게 거래되기도 합니다.
′잡코인′을 규정할 법적 근거가 따로 없기 때문입니다.
거래소들은 ′내부 기준 미달′과 ′투자자 보호′ 같은 매우 모호한 설명만으로 일방적으로 코인 거래를 중단시켜 투자자들만 혼란을 겪고 있습니다.
업계에서는 코인 퇴출 바람이 멈추지 않고 당분간 더 많은 코인이 상장 폐지 당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습니다.
한 거래소 관계자는 ″업비트 사례처럼 한 번에 여러 코인을 폐지하면 시장 충격이 크다는 것을 경험했으니 단계적으로 폐지하려고 할 것″이라고 전했습니다.